이제 그냥갈 수 없다...(인동덩굴.참빗살나무.골무꽃.범꼬리.튜울립나무)
2007. 06. 03
누군가 그랬다.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할 때는 혼자서 하라고
그래야 자기의 감정, 느낌 그대로 즐길 수 있다고
그건 맞는 말인것 같다.
산길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주변의 풍경과 풀꽃들과 나무들의 숨결을 느끼면서 걸으려면 역시 혼자서 가야 할 듯 하다.
산악회를 따라가다보면
그저 발걸음을 따라가느라 헉헉대며 산을 오르고 내리기는 너무 아쉽고
주변을 느끼면서 여유를 부리자니 다른 사람들한테 미안하고
그렇다고 혼자서 다닐 그럴 여건은 안되고..참 어쩌나
가끔은 옥녀봉에 갈 때 누군가 함께 하고 싶어 전화를 걸 때가 있다.
여건이 안 맞아 혼자서 나가게 될때가 있는데 산길을 걸으면서부터는
혼자 오길 역시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혼자서 걸었다.
서광사까지 자전거로 달려 나무그늘아래 자전거를 세워두고 오른쪽 계단길로 올랐다.
중간 쯤 올랐을까?
부시럭 뭔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주인을 따라나선 개가 신이나서 내달리는가 싶어 바라보는데 개가 아니다.
고라니인지.....
이곳 옥녀봉에도 그런것이 있구나
그 계단과 주등산로가 만나는 삼거리 근처에 가면 얼마전부터 향기가 솔솔 풍긴다.
코에 익은 달콤한 인동향 같은데...주변을 살펴보니 때죽나무와 쥐똥나무가 꽃을 피웠을 뿐이다.
그네들이 내 뿜는 향기인가보다.
(공동묘지에서 본 인동)
봉화대 못미쳐 임도로 내려서는 샛길을 이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오늘도 몇발짝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와 그 길로 내려섰다.
탁 트인 조망이 시원스런 곳이어서 마음도 시원해지지만 그 언덕에 자라고 있는 고사리 또한
내게는 반가운 손님이다.
고사리는 내가 반갑지 않겠지만 말이다.
오늘도 한 줌 꺽어 다시 주 등산로로 올랐다.
그냥 임도로 나가서 봉화대로 갈까 생각했지만 나무섶을 헤쳐야 할 생각을 하니 여기저기가 근질거렸다.
봉화대를 오른쪽에 두고 왼편으로 내려서는 길목에 있는 나무
참빗살나무인지..꽃도 잎도 비슷한 녀석들이 많아 참 헷갈리는 녀석들이다.
그냥 사진이나 올려 놓으련다.
연두빛 무수한 꽃들이 떨어져 꽃길이 되었다.
뒷모습이나 앞모습이나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녀석들이다.
잠시 계단을 비껴 숲으로 난 샛길
수리딸기가 빨갛게 익었다.
몇개 따서 입에 넣으니 달콤하다.
뱀딸기를 보면서 이것이 그냥 딸기였으면 하고 생각했었는데 너무 많아서일까
따먹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봄산을 환하게 밝히던 노린재나무...꽃이 지고 열매가 달렸다.
그렇게 많은 꽃을 피웠는데 열매맺은 것은 몇개 되지 않지만 모양이 참 귀엽다.
주 등산로 옆에 골무꽃이 다시 피어났다.
얼마전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범꼬리
몇년전 운산에서 고란사들어가는 삼거리 근처에서 처음 보았던 튜울립나무
꽃을 피웠겠다 생각했는데 너무나 가까운 곳에 이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십년을 살았는데 처음 보았다며 신기해한다. 나도 십년을 살았는데도....
처음엔 플라타나스와 구분이 어려웠는데 수피도 잎도 모두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