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주상절리길
더위에 맥을 못추는 체질인지라 여름산행은 웬만해선 마음먹기가 어렵다.
마침 한탄강 둘레길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
친구 부부와 다녀왔다.
2018. 6. 3. 산사모산악회를 따라서
비둘기낭캠핑장~ 하늘다리~ 마당교~멍우리길~징검다리건너~ 벼룻길~비둘기낭캠핑장
한탄강 하면 이름에서 느껴지는 어감이 웬지 恨이 느껴지는데
궁예나 6.25전쟁과 관련된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 말고
큰 강이라는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비둘기낭캠핑장에 내려서, 현무암으로 정갈하게 쌓아놓은 돌담을 따라가다 보면
비둘기낭폭포가 나온다.
한꺼번에 쏟아진 사람들도 폭포로 내려가는 계단이 복잡하다.
하여 둘레길부터 걷고 돌아와 여유롭게 둘러보기로 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둘기낭폭포
비둘기낭폭포 전망대에서 하늘다리 방향의 한탄강과 반대쪽의 강물을 내려다본다.
수량이 많았으면 더 절경이겠다싶다.
하늘다리는 지난 5월 13일에 개통했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이곳까지는 땡볕속을 걸어야 하는데
땡볕때문에 빙 돌아서 다리에 올라서게 만든 설계자가 야속하다.
하늘다리가 꽤 심하게 흔들리며 요동을 치는바람에
다리를 벌리고 어기적어기적 걷는다.
친구는 멀미할것 같다면서도 잘 걷는다.
하늘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한탄강
다리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마당교로 내려서는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 나온다.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오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작은 흔들다리가 하나 있는데
여기까지 와서 안가면 쓰냐고....
그래서 가파른 계단을 모두 내려갔지만
다리 입구에서 일행을 기다리다 돌아섰다.
비둘기낭폭포도 그렇고 비둘기와 관련이 있는지
다리 양쪽 교각위에 비둘기 조각을 올려두었다.
둘레길이라는 명칭 때문에 평평한 오솔길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계단으로 된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야한다.
대화산교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엿보며 걷게 되는데
평평한 길인데도
전날 가야산을 걸은 후유증인지 징검다리까지가 멀게만 느껴졌다.
소원성취길.
강가로 걷는 이 길이 소원성취길인가보다.
저 징검다리는
수심이 조금만 깊어져도 강을 건너기 어려워 보이는데다
돌에 이끼가 끼어 미끄러웠다.
걸음 빠른 사람들은 화적연까지 다녀오라고 하지만 너무 멀다.
다리를 건너
친구 부부와 오랫만에 보는 보름달님 부부 그리고 회장님과 함께
푸짐하게 준비해온 점심을 먹었다.
밖에서 먹는 밥은 언제나 맛있다.
나는 안에서 먹는 밥도 언제나 맛있기는 하지만서도..
강 건너편 길보다 편안하고 완만하다.
기다릴 수도, 따라갈 수도 없지만
더러더러 보이는 나비도 반갑다.
한참동안 땡볕을 걸어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시간을 너무 널널하게 준 덕분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비둘기낭폭포를 보고, 어느 매점앞의 파라솔 아래에서 느긋하게 쉬었다.
또 오고 싶은 마음이 들기에는
우선 거리가 너무 멀고,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조금 부족해보인다.
그래도 단풍들 때, 이곳에 오는 산악회가 있다면
또 오고 싶어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