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6~2020)

원주 감악산 신록의 늪에 빠지다.

야촌 2020. 5. 11. 17:11

 

 

 

 

 

 

산에서는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다.

5월은 산은 더더구나 그렇다.

눈부신 신록은

저 혼자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것들을 아름답게 빛나게 한다.

시들어 떨어지는 철쭉 꽃잎도

막 피어나는 꽃 못지않게 아름답고

틈새에 작은 나무 한그루 품은 바위도 운치를 더한다.

 

 

 

 

2020.  5.  10일 현대산악회를 따라서.

 

황둔리 창촌마을~ 능선길~ 원주 정상석~ 제천 정상석~ 계곡길~ 황둔리 원점회귀.

6.8km  4시간 30분

 

 

 

제천과 원주에 걸친 감악산은 출렁다리로 유명한 파주의 감악산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00대 명산에 드는 산이란다.

내게는 명산이 아닌 산이 없지만 아직 가보지 않은 산인데다가

거리와 시간을 보니 그럭저럭 따라갈 수 있을것 같아서 따라나섰다.

 

 

 

 

 

 

 

 

 

 

 

 

 

 

초록에 둘러쌓인 사람들.... 내 일행들이 아니란다.

 

 

 

 

 

 

 

 

다리를 건너 능선길로 산행을 시작했다.

입구의 안내인이, 어제 내린 비로 능선길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계곡길을 권하는 눈치였지만

잠시 고민끝에  예정대로 능선길을 택했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짧아서 마음이 놓였지만

그래도 폐가 될까 열심히 걸었다.

절정을 지난듯했지만 연분홍 철쭉꽃과 연두빛 나뭇잎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예쁘다.. 아~  예쁘다..

오르면서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한다.

몇달동안 산을 못탔으니 그동안 그 답답함이 오죽했을까ㅑ

 

 

 

 

 

 

 

 

 

 

 

 

 

 

 

 

 

어제 내린 비로 흙과 바위와 로프가 젖어있어

가파른 오름길이 무척이나 조심스러웠다.

이래서 "악"산이구나

몇군데 꽤 힘든 구간을 모두들 무사히 올랐다.

모처럼 찾은 산악회라서

아는 사람이 없어 혼자 걷겠거니 했는데

내 걸음에 맞는 동행들도 있어 얼마나 반갑던지.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잡은 곳이 정말 명당자리였다.

바람도 닿지 않고

때마침 안개도 걷혀 연두로 물든 산의 속살을 보여주었다.

남들보다 먼저 일어서야 시간을 맞추겠다 싶어서

간단한 행동식으로 준비했는데

일행들이 싸온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정상부에 가까운 곳은 철쭉이 이제서 싱그럽게 피어나고 있다.

 

 

 

 

 

 

 

 

 

 

 

 

 

 

 

 꽃 옆에서 분위기 한번 잡아본다.

 

 

 

 

 

 

 

 

 

몇번 더 밧줄에 매달려 끙끙댄 다음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이곳은 원주와 제천에 걸쳐 있어서

정상석이 두개란다.

 

 

 

 

 

 

 

 

계곡길 갈림길에서  제천 정상석까지는 300m 남짓.

후미팀들은 그냥 주저않는 분위기였는데

지인 한분께서 그쪽을 향하길래 따라나섰다.

500미터도 아니고 300미터라는데..

큰 오르내림 없이 마지막에 작은 암봉을 오르면 제천 정상석이었다.

몇몇 사람들이 정상석 뒤 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으면서

엑스트라가 나온다거니 어쩐다거니 하니 정상석에 접근할 수가 없다.

잠시 정상석만 한컷

 

 

 

 

중간에 이런 통천문도 있었다.

 

 

 

 

 

 

 

 

계곡길로 하산길

의외로 완만하고 편안한 길이었다.

꼴찌는 아니라서 턱걸이로 겨우겨우 탁족도 할 수 있었는데

5초 이상을 버틸 수 없을만큼 계곡물은 맑고 차가웠다.

꼴찌라서 시간상 탁족을 못한 몇몇에게 미안할 정도로 발이 상쾌했다.

 

 

 

 

 

 

 

 

 

 

 

 

 

 

 

 

 

 

 

 

 

 

 

 

 

 

 

 

 

 

 

 

산길이 끝날즈음 만나게 되는 잎갈나무 숲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노랗게 물든 가을풍경은 여러번 봤었지만

새봄에는 처음 만나는 잎갈나무 숲길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노랑제비꽃.  산괴불주머니, 다양한 제비꽃류, 홀아비꽃대 등 야생화도 제법 있었고

숨가쁘게 올라야하는 가파른 능선 오름길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완만하고 편안하게 이어지는 계곡길.

 

안개에 덮혀 강원도 산줄기의 멋진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꿈속인듯 걷게만드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숲이 그 아쉬움을 달래고도 남을만큼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5월의 산 원주 제천 감악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