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촌 2024. 5. 21. 18:36

 

 

 

 

 

 

 

사전을 찾아 보았다.

맥질 : 벽에 잿빛의 보드라운 흙을 바르는 일 이라고 나왔다.

어릴 때 많이 쓰던 말들이 어느날 참 생소하게 들려올 때가 있다.

맥질도 그랬다.

 

용현계곡의 어느해 겨울

빨갛게 홍시가 된 감이 나무 위에 얼은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따먹을 수 있도록 나무 옆에 장대도 놓아 두어,  친구랑 고개가 아프도록 올려다보며 따 먹은 적이 있었다.

그걸 보던 한 할머니께서

"조심혀,  잘못하면 얼굴에 맥질헌다니께"

우스운 말은 아니었지만 그 상황을 상상해보니 웃음이 나왔다.

 

 

 

 

 

 

 

 

이 언덕을 오르면 발에 맥질을 하며 놀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옥녀봉의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서

발등에 황톳물로 맥질을 했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참 좋아서 손에도 바르고 싶었지만 참았다.

 

때죽나무 꽃이 별처럼 떨어져 내린 길을 지나가는데

낯선 여인이 사진 한장 찍어 준단다.

흙투성이의 못생긴 발이 좋아라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