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근로자의 날.
그날은 유리창나비를 만나러 가야지 하고 일찌감치 못박아두고 있었다.
날짜는 다가오는데 일기예보는 계속 비소식이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거의 전국적인 수준.
잔뜩 흐린 새벽하늘을 보면서 잠시 고민했다.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하지만
어떻게 변할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안가고 후회하는것보다는, 꽝치더라도 가는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 거시기하면 산행을 해도 되니까.
결론은
오길 참 잘했다.
바람이 약간 불기는 했지만 비도 내리지 않았고
또 오늘처럼 많은 개체의 유리창나비를 만난적은 없었다.
기대했던 암컷도 못 만났고
마음다운 거울놀이도 못했지만
나비도 만나고, 새도 만나고, 귀인도 만나
발바닥 아프게 걷지 않고도 전철역까지 편안히 올 수도 있었다.
입구부터 반겨주었던 유리창나비.
물에 뛰어드는줄 알고 깜짝 놀랐다.
빛도 좋고, 길도 좋고, 꽃도 좋다.
앞서 가던 할아버님께서 야광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시더니
꽃을 한송이 따서는 손에 들고 내려오신다.
아마도 할머님께 갖다드리겠지.
꽃을 주고 싶은 할아버님도 낭만적이지만
꽃을 받으면서 할머님은 또 얼마나 행복하실까?
매화말발도리와 푸른부전나비
갈구리나비
쇳빛부전나비
신록과 어우러진 계곡에 새소리가 경쾌한걸보니
짝을 부르는 노래인가보다.
큰유리새
노랑할미새?
노랑할미새가 순식간에 나비 한마리를 사냥했다.
정확하게 머리를 공격하는 사냥솜씨가 신기하다.
흰배멧새? 수컷
수노랑팽나무
왕오색나비 애벌레
뿔나비
흰배지빠귀
얘들아~~ 기다려. 아빠가 간다.
먹이를 잔뜩 입에 문 딱새 수컷
정상도 한번 올라가보고, 하루종일 놀다가
6시 버스로 나올 생각이었는데
남들 내려올 시간에 산정에 오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여 정상은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