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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천생태공원의 가을 (26. 10. 31) 산악회에서 알게 된 후배로부터 주천생태공원의 가을을 만나러 가고 싶은데 함께 가자는 연락이 왔다.아직 남녁까지 이르기에는 더딘 가을의 발걸음이 조금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맞출 수 있는 시간이 오늘뿐이었고또 내게는 첫 걸음인지라 부풀어오르는 기대를 살짝 누르며 새벽길 나섰다.주차장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준비를 하고 물가로 나간 시간이 6시 20분이었다.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지만 나무들은 아직 제 색을 보여주지 않았다.잔잔한 수면에 나무 반영을 보는 순간 소나무가 참 잘 생겼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나중에 생각하니 내가 참 바보같았다는 자각에 혼자 피식 웃었다.물가에 소나무라니? 이 곳이 아마 작가님들이 좋아하는 포인트인지 삼각대를 설치하고 기다리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기다릴 것인가?아니.. 더보기
위로 병원에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도움을 받았다.친구들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주었고 찾아와 말동무도 해주고내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다 주었고생각지도 못한 반찬을 해오기도 했다.그리고 옆 병상의 간병인은 물론 아픈사람에게도 도움을 청할 일이 생기기도 했고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와주기도 했다.좋은 곳에서 만났으면 더 좋았겠지만 뭔가 부족한 사람들끼리 마주보며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부분도 있었을거라 생각된다. 누구나 살다보면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을 것이다혼자서도 충분히 잘 견딜 수 있는 사람에게도위로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따듯한 한 마디의 말, 걱정스러운 눈길, 말없이 건네주는 요구르트 하나...작고 소소한 것들도 큰 위로가 된다. 이번에 내가 가장 따듯하게 느꼈던 위로는 손을 잡아주는 것이었.. 더보기
7주만의 외출 참으로 오랜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한 손은 멀쩡했으니 그동안에도 기록을 할 수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왠지 하기가 싫었다. 할 이야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지금까지 해왔던 이야기와는 다른 이야기지만매일매일 마음속에서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뒤죽박죽이 되어 와글거렸다. 7주 만의 외출이라 적었지만그동안에도 외출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교통사고로 손목을 다쳐 수술을 한 후 일주일 정도는 병원밖으로 나가지 않았다.일어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테지만 이왕에 벌어진 일 어쩌겠는가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드는 생각은 한 가지였다.왼쪽이어서 다행이다.다리가 아니어서 다행이다얼굴은 멀쩡하니 그것도 다행이다.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정말 많았다. 일주일정도 지나고부터는 병원 주변의 들판을 산책했다.오전 일곱 시.. 더보기
해바라기 꽃밭의 꽃들은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눈으로 보는 것보다 예쁘게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해바라기 꽃은 찍고 또 찍었다.눈으로는 잘 볼 수 없는 수백 송이의 작은 통꽃.혀꽃 안쪽을 빼곡히 채운 꽃송이들이 너무 예쁘다.그 사실을 몰랐던것도 아닌데 새삼스럽다.오래도록 잊고 있었던 꽃...그만큼 자세히 들여다 볼 일이 없었다는 얘기다. 배추흰나비 덕분에줄점팔랑나비 덕분에 꽃을 들여다보다가 다시 보게 된 해바라기 꽃 너무 예뻐서....어떻게 좀 해보고 싶은데...정말 어떻게 잘 좀 해보고 싶은데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서정녕 어찌해야 할지를 알 수가 없어서그냥 찍고 또 찍었다.해바라기꽃 속으로 들어갈 듯이 얼굴을 들이밀고서. 더보기
이웃사촌. 줄점팔랑나비 요즘 아파트의 꽃밭 앞에서 서성이는 시간이 많아졌다.꽃에 찾아 오는 줄점팔랑나비를 보기 위해서다.광복절 이후로 부쩍 개체수가 늘어나기도 했고이 꽃 저 꽃 가리지 않고 꽃에도 잘 내려앉는다.멜람포디움, 백일홍, 해바라기, 맥문동 등 등.팔랑나비 특유의 귀여움은 기본이고, 꽃에 내려앉으니 제법 예쁘다. 꽃밭 앞에서 서성이다 보면 그동안 몰랐던 이웃들도 만나게 된다."저는 ㅇㅇㅇ동 꽃밭을 가꿔요. 구경 오세요 ""저는 ㅇㅇㅇ동 꽃밭을 가꾸고 있는데, 보시고 맘에 드는 꽃 있으면 씨앗 받아가셔도 돼요"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맨드라미에게 " 물 맛있었어?" 비가 내린 다음날에는 꽃에게 말을 거는 사람을 만나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각자의 취향대로 꽃밭을 채우고 있는 꽃들도 다 다르다.내 꽃밭에.. 더보기
담흑부전나비 담흑부전나비는 내가 좋아하는 나비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겨우 세 번을 만났을 뿐이다.친구 덕분에 지난해에 십 년 만에 다시 만났고마음만 먹는다면 아마도 매년 만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객관적으로 예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담흑부전나비하지만 아름다움이란 주관적인 거니까.내 눈엔 참 예쁘게 보인다.둥글고 네모지고 크고 작은 점들이 가로로 세로로 제멋대로 놓여 있지만농담만으로 멋을 낸 수묵화 같은 느낌이 참 좋다. 8월 1일 양구배가 통통한 것이 암컷인가보다.배경의 색감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좋아서 똑같은 사진을 계속 찍었다. 내 눈에 예뻐 보여서 좋아하는 걸까?좋아하니까 예뻐 보이는 걸까?예쁘다, 보고 싶다, 좋아한다.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지고.. 더보기
너를 보면. 동네 꽃밭의 나비들 꽃길을 걸으면서도웃음이 나지 않는 날 새들의 지저귐도노래로 들리지 않는 날 뿌리 깊은 나무를 봐도달그락거리며 마음 흔들리는 날 그런 날이 있었다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는 날. 그런 날이 다시는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만약에 또 그런 날이 왔을 때 너를 보면 웃을 수 있을 것 같아바람 앞에서도 꿋꿋이 여린 날개 펼치는 너를 보면 노래 할 수 있을 것 같아.빗방울 떨어지는 날에도 꽃을 찾아 앉는 너를 보면... 2026..8. 15 ~ 16. .. 더보기
다시 강원도 (8. 9일 운두령) 일주일만에 다시 찾아가는 강원도오가는 길에 본 하늘의 구름이 참 예뻤다.구름의 색과 두께가 순간순간 바뀔 때마다 마음도 따라 출렁인다.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가는 길이라해도 기대감이 왜 없겠는가쉬이 갈 수 없는 길이니 더 그럴 수 밖에. 전날에 보였다던 왕나비는 다시 나와 줄까?꼬리가 없지만 긴꼬리임에 틀림없는 긴꼬리부전나비도 너무 보고 싶다.큰점박이푸른부전나비는 당연히 만나게 되겠지. 운두령고개에서 친구와 합류해 임도로 향했다.여덟 시가 안된 시간.강원도의 숲 속은 두고 온 서산의 더위와 비교하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좋을 것 같은 숲길에 들어서니 아직 조용하다. 애물결나비 참매미 나도 있어요. 기다려 보세요. 싸리꽃에 코를 박고 있는 큰점박이푸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