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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

신시도 대각산 꽃산행 세번째 대각산 산행. 산행 이외의 다른 목적을 두고 대각산을 찾은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꽃에 대한 욕심을 부려보고 싶었다. 바위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피어 있는 산자고. 하지만 시기적으로 조금 늦었다고 하니 살짝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날씨마져 안개가 자욱해서 산행을 시작할때까지도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뭘 보리란 욕심을 내려 놓고, 산행이나 여유롭게 즐기라는 뜻인가 보다. 날씨는 또 얼마나 덥던지... 작은 해수욕장 입구 오름길 초입에서 얼마 오르지 않아서부터 보춘화가 보이기 시작했고 몇송이씩 진달래가 피었다. 날카로운 바윗길을 걸어 중턱 쯤 올랐을 때 월영봉 방향으로 해무가 밀려들었다. 이런것이 횡재로구나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보는 보춘화도 너무 반가웠고 절정을 지나기는 .. 더보기
가야봉 상고대 오전에 잠시 볼일이 있어 열한시에 만나 느긋하게 가야봉에 올랐다. 헬기장까지는 그런대로 눈이 녹아 조심스레 차로 오를 수 있었지만 더 욕심내면 안될것 같다. 소형차를 몰고 온 한 산행객이 헬기장에서 더 오르려다가 눈에 빠지는 바람에 한참을 고생했다. 맑음님하고 둘이서, 차를 앞에서 밀고 뒤에서 밀며 온 힘을 쓰며 실랑이 했지만 소용 없었다. 아저씨들 세분을 태운 차가 올라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나 또한 큰 기대없이 운동삼아 천천히 걸어보자고 올라 온 산이기에 스패츠도, 스틱도 없이 청바지 차림으로 왔는데.... 이래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가야봉 일대의 상고대가 얼마나 예쁘던지 올해는 이런저런 복을 많이 누리는 한해가 되려나보다. 더보기
덕유산 향적봉. 환상의 눈꽃산행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김용택 시인의 시처럼 꽃 피는지, 단풍 지는지 모르는, 그냥 그리운 먼 산이었을 덕유산을 이제는, 상고대가 피었는지, 바람은 부는지, 하늘빛은 무슨 색을 하고 있는지 손바닥 안에 올려 놓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갈 수는 없어도, 날이 좋은 날엔 가끔 국립공원 CCTV를 보면서 그리움을 삭이는데 그날은 좋아도 너무 좋을것 같았다. 7일과 8일, 그 중 하루 덕유산에 가자고 해볼까? 혼자 생각중인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로 산 아이젠 써봐야 하지 않겠어요?" ㅎㅎ 덕유산이 날 부르는 구나 " 덕유산 어때요?" 나는 함께 달려준 그녀가 고마웠고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던 덕유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며 내게 고마워했다. 2024. 2. 8일 . 맑음님과 함께 곤도라의 창문.. 더보기
친절한 함백산의 겨울. 금요일부터 한파가 풀린다는 소식이 아쉬웠다. 토요일에 산에 가는데.... 상고대가 녹지 말아야 할 텐데.. 사람은 참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만항재를 향해 가면서 올려다보니, 꼭대기 나무 가지 위에만 눈이 조금 남아있었다. 이대로 함백산은 내 기대를 저버릴 것인가? 하지만 산은, 섣부른 기대도, 섣부른 실망도 하지 말라고 가르쳐준다. 산 중턱에 올라섰을 때, 상고대가 남아있는 나무가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앙상한 겨울나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기란 보통 사람들에겐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눈과 상고대가 적당이 녹고, 또 적당히 남아 있어 잔근육처럼 드러난 산줄기의 능선들이 너무 아름답게 이어졌다. 올라갈수록 아름다워, 감탄사를 부르는 함백산의 겨울... 더보기
2024년 첫 산행. 가야산 원효봉과 산수저수지 둘레길 2024. 1. 7. 일요일 맑음님과 헬기장~ 원효봉 왕복 헬기장에서 원효봉의 짧은 오름길 코스도 짧은데다 날씨는 춥고, 천천히 걸으니 땀도 나지 않는다. 원효봉에서 사진을 찍으며 맑음님이 말하기를 모자 하나 새로 장만하는게 어때요? 한다. 오래 되기는 했다. 산행사진을 보니 2009년도에 가끔 보였으니 15년이 되었다. 모자가 없어서가 아니다. 손이 가는 모자가 따로 있을 뿐이지. 그 모자는 조금 낡았을 뿐 15년전 모습 그대로인데 나는 겉모습도, 속 모습도 많이 변했다. 변해서 다행이다 싶은 것도 있고, 변해서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래도 변해가는 것이 다행이다 싶은 것이 더 많다. 얼마나 더 이 모자와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한다 ^^* 짧은 산행이 너무 아쉬워 산수저수지 둘레.. 더보기
23년 송년산행 가야산 (옥양봉~ 석문봉) 2023. 12. 25. 아무래도 친구에게 또 낚인것 같다. 전날 옥순봉 구담봉 산행을 했으니 가볍게 봉수산 가자해서 따라나섰는데 가는 동안 자꾸만 가야산이 좋다는 얘기를 한다. 그래. 친구가 가야산이 가고 싶은게로구나. 힘들어서 그렇지, 산세나 산 타는 맛이야 어느 고산에 뒤지지 않는 가야산이다. 옥양봉 입구 마을주차장~ 옥양봉~ 석문봉~ 첫번째 내림길 아는 길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가파른 오름길을 어이할거나. 산행 초보시절, 훈련산행으로 이만한 곳이 없다해서 가끔 올랐던 옥양봉이었다. " 이렇게 힘든데 왜 왔을까" 내 푸념에 친구가 현답을 내놓는다. "산행 끝내고 내려왔을 때 기분을 생각해봐" 마른 나뭇가지의 눈은 다 녹아내렸지만 무거운 눈의 무게에 소나무가 힘겨워 보인다. 하지만 내게서는 탄성이.. 더보기
옥순봉 구담봉 산행 충주호를 끼고 낮게 드리워진 산 옥순봉 구담봉. 9년전인 2014년 제비봉을 산행하면서 건너다 보이던 구담봉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서야 그 바램을 이룰 수 있었다. 2024. 12. 24일 내포산악회를 따라서. 계란재주차장~ 삼거리~ 옥순봉~ 구담봉~ 주차장 4시간 옥순봉 286m, 구담봉 330m 낮은 산이지만 산악회를 따라나서면 시간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미리 살펴본 두 봉우리는 가파르게 내려섰다가 올라서야 하는 옥순봉과 계단지옥이라는 표현을 했을만큼 사진에서 보는 구담봉은 가파른 계단길이었다. 부딪쳐보기도 전에 겁을 먹고 여차하면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하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어서.. 더보기
팔봉산의 늦가을. 최고의 산행 파트너와 함께 2023. 1. 19. 양길리 주차장~ 1봉 갈림길~ 2봉~ 3봉~ 운암사터~ 양길리주차장 늦가을 곱게 물든던 등산로 초입의 단풍나무들이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단풍이 든 나무도, 아직 푸르름을 자랑하는 나무도, 마른채 매달려 있는 나뭇잎도 가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단풍든 오솔길을 보지 못하는 나도 아쉽지만 더 아쉬운것은 나무들이겠지. 우럭바위 1봉 감투봉 우럭바위와 거북이바위. 거북이 보다는 공룡을 닮아 보인다. 2봉 코끼리바위. 이보다 더 코끼리같은 바위가 바로 앞에 있다. 단풍이 아니라도 팔봉산은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작지만 산행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산이다. 비슷한 산행취향을 가지고 있는 그녀와 동행할 때는 특히 더 즐겁다. 산행과 바위를 오름에 있어 그녀가 나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