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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24년, 모든것에 감사드리는 시간

덕유산 향적봉. 환상의 눈꽃산행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김용택 시인의 시처럼

꽃 피는지, 단풍 지는지 모르는, 그냥 그리운 먼 산이었을 덕유산을

이제는, 상고대가 피었는지, 바람은 부는지, 하늘빛은 무슨 색을 하고 있는지

손바닥 안에 올려 놓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갈 수는 없어도, 날이 좋은 날엔

가끔 국립공원 CCTV를 보면서 그리움을 삭이는데

그날은 좋아도 너무 좋을것 같았다.

7일과 8일, 그 중 하루 덕유산에 가자고 해볼까?

혼자 생각중인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새로 산 아이젠 써봐야 하지 않겠어요?"

ㅎㅎ 덕유산이 날 부르는 구나

" 덕유산 어때요?"

 

나는 함께 달려준 그녀가 고마웠고

그녀는 생각지도 못했던 덕유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다며

내게 고마워했다.

 

2024.  2.  8일 . 맑음님과 함께

 

 

 

 

 

 

 

 

 

 

 

곤도라의 창문에 성에가 끼어 밖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작은 구멍을 내고 밖을 바라본다.

작은 구멍으로 보니 더 예쁘다고 맑은님이 환호성을 지른다.

 

 

 

 

 

 

 

 

 

 

 

 

 

 

 

 

 

 

 

 

 

 

 

 

 

 

 

 

 

 

 

 

 

 

 

 

 

설천봉에 도착하여 바라본 풍경에 입을 다물수가 없다.

상제루 앞에서 바라본 민주지산 줄기가 보이는 풍경은 여태 내가 본 풍경 중 제일인것 같다.

상제루 뒤쪽의 작은 언덕에서 보는 풍경은 또 어떻고.

눈꽃너머로 보이는 장쾌한 남덕유 줄기가 새로운 꿈을 꾸게 한다.

동엽령부터 삿갓봉까지 

덕유산 줄기에서 뻬먹은 그 길을, 그냥 꿈으로 끝날지도 모를 그 길을

언젠가 한번은 걸어봐야 할텐데....

 

 

 

 

 

 

 

 

 

 

 

 

 

 

 

 

 

이제 향적봉을 향해 출발.  오늘 주어진 시간은 세시간 남짓.

동행에게 돌아와서 꼭 해야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향적봉에서 보는 산그리메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뾰족 솟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가야산과  오른쪽 옆으로 쭉 이어지는 우두산 오도산 줄기

 

 

 

 

 

 

 

 

 

 

 

어디를 봐도 한폭의 그림이다.

평일인데다 명절 연휴 하루 전인데도 사람들이 무척 많다.

사람들이 많은 산길에서는 누군가가 불쑥불쑥 앵글 안으로 들어온다.

나도 어차피 누군가에게 불청객이 될 수 있겠기에

이왕이면 풍경을 살릴 수 있게 화사한 차림새를 하고 다니자고 동행과 얘기했다.

 

 

 

 

 

 

 

 

 

 

 

 

 

 

 

 

 

 

 

 

 

 

 

 

 

 

 

 

 

 

 

 

 

 

 

 

 

 

 

 

 

 

 

 

 

 

 

 

 

 

 

 

 

그 그루의 주목 사이로 남덕유와 서봉을 바라보다, 중봉을 앞에두고 돌아섰다.

운해까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이대로도 최고의 풍경을 보여 주었고

바람한점 없이 정상에서도 맨손인데도 손이 시리지 않았다.

이런 덕유산의 겨울을 맛보게 되다니.

동행한 그녀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고마웠고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었다.

 

 

 

 

 

 

 

 

 

 

 

 

 

 

 

 

 

 

 

 

 

 

 

 

 

 

 

 

 

 

 

 

 

 

 

 

 

새로 산 메모리카드가 불량이었는지

카메라에서는 읽히는데, 리더기에서 읽히지가 않는다.

덕유산 사진도, 천리포수목원 사진도....

우째 이런일이.

 

그녀에게 사진 좀 달라고 해서 포스팅 할까 생각했지만

부족해도 내가 봤던 느낌을 기억하고 싶어서 궁여지책으로 휴대폰으로 찍어서 옮겨본다.

그냥은 봐줄 수 없으니 꼼수를 쓸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