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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24년, 모든것에 감사드리는 시간

친절한 함백산의 겨울.

 

 

 

 

 

 

 

금요일부터 한파가 풀린다는 소식이 아쉬웠다.

토요일에 산에 가는데....  

상고대가 녹지 말아야 할 텐데..

사람은 참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만항재를 향해 가면서 올려다보니, 꼭대기 나무 가지 위에만 눈이 조금 남아있었다.

이대로 함백산은 내 기대를 저버릴 것인가?

하지만 산은, 섣부른 기대도, 섣부른 실망도 하지 말라고 가르쳐준다.

 

산 중턱에 올라섰을 때, 상고대가 남아있는 나무가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웠다.

앙상한 겨울나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찾기란

보통 사람들에겐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눈과 상고대가 적당이 녹고, 또 적당히 남아 있어

잔근육처럼 드러난 산줄기의 능선들이 너무 아름답게 이어졌다.

올라갈수록 아름다워, 감탄사를 부르는 함백산의 겨울.

거기다 며칠 동안의 한파가 무색하게, 정상부에도 바람 한점 없어

장갑을 벗어도 손이 시리지 않았고,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렀다.

 

마음껏 보고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처음 만나는 함백산의 겨울이 너무 친절해서 고마웠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했고

오랜만에 만나지만 여전히 반겨주고, 또 반가운 사람들이 있어 행복했다.

 

 

 

 

 

 

 

 

 

 

 

 

 

 

 

 

 

 

 

 

 

 

2024.  1.  27일.  산울림산악회와 함께

만항재~ 창옥봉~임도입구~ 함백산~ 적조암삼거리~ 적조암입구  3시간 30분

 

 

 

 

 

 

 

 

 

 

 

 

 

 

 

 

 

 

 

 

 

만항재에서 출발

어딘지도 모르는 창옥봉을 지나고, 태백선수촌으로 넘어가는 임도를 만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조금씩 남아있는 작은 나무의 눈이 얼마나 반갑던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겨울에는 함백산 등로 입구까지

특별한 조망이나 풍경이 없으니, 그냥 임도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들에게, 하산하던 산행객이 

여기서 이럴시간 없으니 빨리 올라가란다.  정상부의 상고대가 시시각각 녹고 있다고 서두르란다.

그렇다 해도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길게 줄지어 선 정상의 사람들을 보고 정상 올라가는 것은 그만두기로 하고

인증샷은 이렇게 ^^*

 

 

 

 

 

 

 

 

 

 

 

 

 

 

 

 

 

 

 

 

 

 

 

 

 

 

 

 

 

 

 

 

 

 

 

 

 

사진을 찍고 흩어지는 선두팀 일행들.  코스가 짧다 보니 시간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아쉽지만 이제 내려가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3시간 30분.

주목과 어우러진 풍경과 중함백 가는길의 눈꽃터널이 또 발길을 잡는다.

 

 

 

 

 

 

 

 

 

 

 

 

 

 

 

 

 

 

 

 

 

 

 

 

 

 

 

 

 

 

 

 

 

 

 

 

 

 

 

 

 

 

 

 

 

 

 

 

마지막 중함백 오름길.   중함백부터는 평지 거나 내리막길이다.

 

 

 

 

 

 

 

 

 

 

 

 

 

 

 

 

 

 

 

 

 

 

 

 

 

후미팀 일행들

 

 

 

 

 

 

 

 

 

 

 

 

 

중함백에서 시작된 하산길은 내게는 행군같은 걸음이었다.

어찌나 빠른지.

아무리 바빠도 뒷탈을 예방하려면 잠시 쉬어가야 할 것 같다.

적조암입구 표지판을 앞에두고는 뒤에 오던 한 사람을 붙잡아 세웠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 딱 맞춰서 하산을 할 수 있었다.

함백산 정상에서 원점회귀하는 B코스를 할까 고민을 했었는데

그냥 따라오기를 정말 잘 한것 같다.

친절한 함백산의 겨울 날씨 덕분에, 겨울산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