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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꽃. 나비 탐사일기

안개속의 꽃산행....치악산

 

 

 

 

 

 

 

2013.  6.  23일 일요일

 

 

 

아주 오래전 구룡사에서 시작해서 비로봉을 돌아 계곡길로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치악산의 전부인줄 알았지요.

십년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보니 걸어보지 않은 산길이 더 많더라구요.

원주역에서 일행들과 합류하여 감자깡님의 차로 산행들머리인 성남매표소로 향합니다.

그런데 버스종점보다 훨씬 더 높은곳까지 데려다준다지뭡니까.

속으로 쾌재를 부릅니다.

산길을 좋아하는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겠으나

겨울산님의 친구분인 감자깡님이 구세주처럼 반갑고 고맙습니다.

지도를 보니 상원사까지 절반은 거시기한 말로 날로먹은 셈이네요

 

 

 

 

산길에 접어들자 바로 시원한 계곡이 반가이 맞아줍니다.

이름이 있을법한 제법 모양을 갖춘 폭포들도 많구요

초입부터 박쥐나무, 초롱꽃, 노루오줌등 많은 꽃들이 반겨주네요.

 

 

 

 

 

  

 

 

 

 이산님께서 겨울산님에게 나도수정초와 산삼을 만나게 해달라고 하셨다는데 

  간절한 소망이 통했나봅니다.

저도 나도수정초와는 첫 만남인데 횡재한 기분입니다.

이제 산삼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그건 너무 큰 욕심이었나봅니다.

 

 

 

야생에서 초롱꽃도 처음 보네요.

산길에 불 밝히듯 한송이씩 피어있는 모습이

아침에 내린 비로 물기까지 머금고 있어서 더욱 청초합니다.

곧은치에서 또 만났지요. 

 

 

 

 다래도 등산로 초입과 향로봉 근처 그리고 고둔치에서 내려오는 길에 많더라구요.

누군가 떨어진 꽃이 참 아깝다고 하시더라구요.

아마 달콤한 다래열매를 염두에 두고 하신 말씀이겠지요.

 

 

 

 

개다래 입니다.

 

 

 

 

 우리동네에서는 보기 힘든 회나무도 반짝반짝 별처럼 예쁜 열매를 달고 있군요. 

 

 

 

꽃들과 놀다보니 1.6km를 한시간이나 걸렸네요.

 

상원사를 1킬로 남겨두고 잠시 쉬어갑니다.

평소에는 행동이 굼뜨지만 배낭에서 재빠르게 과일을 꺼내놓습니다.

바로 옆 계곡의 높은나무 위에서는

 흰나비들이 군무를 추며 잠시 얼굴을 내민 햇살을 즐기는 모습이

선계가 따로 없어보입니다.

 

 

서니님은 눈을 감고 잠시 후에 만나게 될 나비를 생각하고 계신가요

아주 행복해보입니다.

 

 

 

샘터를 지나고 상원사의 종각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종각아래로 용마바위가 보이네요.

겨울산님한테 들은 전설이 재미있습니다.

건너편 백련사에서 건너오던 말이 끼니를 굶은탓에 힘이빠져 떨어졌다는군요.

상원사는 중창인지 보수인지 공사가 한창이어서 어수선했습니다.

대웅전에서는 법회중인지 신도들이 가득하네요.

나중에 치악평전에서 만난 여성산행객의 말로는 무슨 봉안식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상원사 일주문을 들어서며 이산님께서 뭔가를 적어 걸고 계십니다.

무슨 발원을 적으셨는지 여쭤본다는것이 깜빡했네요.

돌아나오는 길에 누군가가 우리도 소원을 적어야하는것이 아니냐고 하길래

이산님께서 적어놓은 기원이 이루어지면 우리의 기원도 다 이루어지는것일거라고했지요.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상원사에서 전설이 깃든 용마바위의 말발굽을 살펴보고 올라오는 길에

종각밑에 놓인 커다란 항아리를 보았지요.

텅빈 항아리를 휘돌아 울려퍼지는 범종소리가 듣고 싶어집니다.

그 범종소리를 들으면

 행주질이 끝난 장독대의 항아리처럼 내 마음도 반들반들 윤기가 나게 맑아질것만 같습니다.

 

 

 

 

 

 

 

 상원사 부근에 터리풀도 한창입니다.

 

 

 

 

 

 

 

 

 

 

 

 

 

이제 바쁜 산길을 재촉하며 대웅전앞을 벗어나려는데

이런

아마도 곱게 단장을 하느라 인사가 늦었나봅니다.

들신선나비 한마리가 배웅을 하네요.

 치악산에서 본 자료가 있어 혹시나하며 기대를 했었는데 너무나 반가운 만남입니다.

 

 

 

 

 

 

이제 남대봉이 200미터 남았네요.

표지판이 잘 되어있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라서 어떤 길인지 그릴수가 없군요. 

 

 

 

사진으로만 보던 킹콩바위를 실제로 보니 더 멋지네요.

비가 그쳐준것만도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예 오니 뿌연 안개가 아쉽습니다.

 

 

 

 

 남대봉에서 이산님까지 합류해서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아마도 저는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행히 세분뿐이라서 환하게 웃어봅니다.

푸른하늘님 말씀대로 남대봉과 향로봉의 정상표지판이 참 정감어린 표정으로 다가옵니다.

 

 

 

남대봉에서의 즐거운 점심시간을 끝내고

향로봉을 향하는 길은 금마타리  꽃길이더라구요

빗길에 미끄러워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럽기도 하고 꽃도 봐야하고....

강원도의 산을 많이 다니지 못한 까닭에 금마타리도 오늘 처음봅니다.

어찌 산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하고 따라나선 길이었는데

섬세하게 자연과 마주하는 푸른하늘님과 이산님덕분에 근심을 덜고 즐겁게 걸을 수 있었지요.

보는이도 덩달아 즐겁게하는 신종님의 웃음도 계속되었구요.

 

 

 

 

 

 

 

아래는 큰꽃옥잠난초일까요?  옆의 나무는 무슨 개암나무??

 

 

 

 

 

치악평전을 떠나며

 

 

 

 겨울산님과 참빗살나무와의 추억이 어린 치악평전을 지나 향로봉을 향합니다.

운무에 쌓인 오솔길이 호젓하니 걷기가 아주 좋습니다.

 

 

 

 

 

세분의 표정이 아주 진지해보입니다.

향로봉에는 많은 산님들이 몰려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는데요.

오는동안 조망이 없어 사진을 찍지 못했다네요.

기다리는동안 다래꽃을 찍기도 하고 사진찍는 모습을 구경도 했지요.

 

 

 

 

 

 

 도깨비부채

 

 

 

 

자란초

 

 

 

 

 

 

 

 

곧은치로 내려가는 길에 멋진 고목을 만났습니다.

아래서부터 가지를 뻗어주어서 쉽게 올라갈 수가 있었는데

정작 무슨 나무인지 살필 생각을 못했네요.

배고픈 견공을 만나 한참을 함께 걸었는데 물은 본체도 안하더니

호떡을 주니 허겁지겁 한입에 삼켜버리네요.

배가 무척 고팠나봅니다.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에 만난 저 강아지의 어미가 아닌지......

 

 

 

 

 

 곧은치에서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어느 누구도 서두르는 기색이 없습니다.

감자깡님이 아니었으면 어찌 되었을지 알수가 없네요.

산행시간 덟시간은 그저 숫자에 불과할뿐

처음 만나는 치악산의 산길과 꽃들과의 만남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동행에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시계방향으로

하늘말나리,  밀나물, 민백미꽃 결실, 다래열매 

 

 

 

 

 

 

 시계방향으로

참나리, 개다래, 오미자열매, 산수국

 

 

 

치악평전에서 만난 꽃은 밀나물인지 민청가시덩굴인지 궁금했는데

꽃잎이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것이 밀나물이 맞는것 같습니다.

  

 

 

 

 

 

 

 

 

201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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