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나비 (네발나비과)
웬만한 일에는 좀처럼 흥분하는 일이 없는 무덤덤한 나였지만
왕나비 앞에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살금살금 다가가 무릎을 어떻게 접고 앉았는지...
무릎이 아파와도 일어설 수가 없었다.
아이고 예뻐라~~~~
아이고 좋아라~~~~
게다가 왕나비는 꿀을 빠느라 정신이 없고
날아도 주변의 등골나물을 위 아래로 옮겨다닐 뿐이었다.
허리 높이께서 나는 날개짓은 또
얼마나 우아하고 기품이 있던지.
크고 화려한 날개도 어여뻤지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둑돌 같은 흑백문양의 목도리였다.
(목도리 부분의 명칭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
맛있는 음식이나 멋진 풍경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은
정말 강한 사람이거나 외로운 사람이라는데
이 어여쁜 나비를 보는 순간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나는 강한 사람도 외로운 사람도 아닌가보다.
모두 그녀들 덕분이다.
오늘 만난 왕나비.. 함께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처음 왕나비를 발견한 요정님
나를 산길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따라나선 착한 마음에 대한 선물인가보다.
2013. 9.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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