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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6~2020)

태백산 상고대를 만나다.

 

 

 

 

 

 

 

 

 

 

 

2016.  12.  17일

구세주와 그 일행들 3명과 함께

 

유일사매표소~ 유일사쉼터~ 장군봉~ 천제단~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매표소 약 9km

 

 

 

 

겨울 눈산행지로 명성높은 태백산을 겨울에 두번이나 찾아갔지만

갈때마다 날씨가 얼마나 포근했던지

정작 눈꽃이나 상고대는 구경도 하지 못했다.

내년 1월에 태백산 산행계획이 있는 산악회가 있어 행여 멋진 눈산행을 할 수있을까 기대하며

정애씨에게 구조요청을 했다.

그런데 몇시간 뒤에

당장 가자는 연락이 왔다.

엊그제 내린 눈으로 아름다운 설경을 연출한 사진을 보고는 마음이 동했나보다.

조금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육산이니 별 무리는 없겠다싶어 따라나서기로 했다.

 

 

 

 

 

 

 

 

 

 

 

 

 

 6시에  서산을 출발하여 태백산 유일사매표소까지 가는동안

정말 눈산행을 할 수 있을까싶게 보이는 산군들이 보송보송하다.

오늘 눈산행에 대해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군.

태백에 거의 다달았을무렵

높은 산 꼭대기에 하얗게 핀 상고대를 보니 다시 희망이 생겼다.

내가 정상부에 올라갈때까지 버텨줘야 하는데....

정애씨.. 우리 쉬지 말고 올라가자.

 

 

 

 

 

 

 

 

 

유일사 갈림길...마음은 내려갔다 오고 싶은데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영하의 날씨와 초속 20이 넘는 바람의 일기예보를 보고는 각오를 하고 왔지만

제법 쌀쌀하다.

잠시 이마에 배이던 땀도 쏙 들어가고

내 목도 자꾸만 목도리속으로 파고 들어간다. 

이제 제법 보이기 시작하는 상고대와 언뜻언뜻 보이는 파란 하늘

오늘 겨울 태백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려나

 

 

 

 

 

 

 

 

 

 

 

 

 

 

 

 

 

 

 

 

 

빨간 마가목 열매가 예뻤는데...사진이..

 

 

 

 

 

 

 

 

 

 

 

 

 

 

 

 

 

 

 

 

 

 

 

 

 

 

 

 

 

 

 

 

 

 

 

 

 

 

 

 

 

 

 

 

 

 

태백산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이곳까지 오는동안 많은 주목들이 뿌리채 뽑혀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드러난 뿌리를 보니 주목도 뿌리가 깊이보다는 옆으로 많이 뻗는 모양이다.

태백산의 상징적인 주목들은 무사할까 걱정하며 올라왔는데

다행히 그 주목들은 모두 무사했다.

 

 

 

 

 

 

 

 

 

 

 

 

 

 

 

 

 

 

 

바람때문에 정상부에 가기전에 점심을 먹기위해 자리를 잡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는 기다렸지만

금새 물이 식어버려 아삭아삭 식감이 느껴지는 컵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쵸코파이가 그렇게 맛있는 줄도 처음 알았다.

 

 

 

 

 

 

 

 

 

장군봉

 

 

 

 

눈꽃을 보러 왓으니 다른데 한눈팔지 말고 눈꽃만 보라는 것인가

언뜻언뜻 드러나던 파란 하늘은 어디로 갔는지

뿌연 안개에 덮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상고대마저 없었으면 어쩔뻔했어.

 

 

 

 

 

 

 

 

 

 

 

 

 

 

 

 

 

 

 

 

 

 

 

 

 

 

 

 

 

 

 

 

 

 

 

 

 

 

 

 

 

 

 

 

 

 

 

 

 

천제단의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불던지.

대청봉의 바람 이후 처음이다.

가지고 온 옷을 다 껴입고도 땀 한방울 안 흘린 산행도 처음인것 같다.

 

 

 

 

 

 

 

 

 

 

 

 

 

 

 

 

 

 

 

 

 

 

 

 

 

 

조망도 없는데다 너무 추워서 언 손가락으로 기념사진 몇컷 찍고는

서둘러 하산을 했다.

그래도 망경사의 용정에서 차거운 물 한모금 마시고 저편의 문수봉을 바라본다.

문수봉 가는길의 사스레나무길 풍경이 보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자.

 

 

 

 

 

 

 

 

 

 

 

 

 

 

 

 

 

 

 

 

 

 

 

 

 

 

 

 

 

 

 

 

 

 

 

 

 

 

 

중앙의 문수봉

 

 

 

 

해우소를 지나면서 뒤돌아보니

단종비각에서 내려오는 길의 풍경이 멋지다.

못 볼 수도 있었던 풍경을 볼 수 있었다며

 산행객 한분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며 지나가신다.

 

 

 

 

 

 

 

 

 

 

 

 

 

 

 

 

 

 

 

원점회귀에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으로 내려오려고 당골이 아닌 백단사 쪽으로 내려왔다.

백단사입구에서 유일사 입구까지 버스로 세정거장.

그냥 걷기로 했다.

걸어서 2~30분 정도 걸렸나보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이 이루어진 태백산 산행.

덕분에 겨울산을 제대로 맛보고 왔다.

서산엔 첫눈이 언제나 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