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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살다가 보면...

 

살다가 보면...이 근 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 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어둠 속에 갇혀

짐승스런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마음이 성난 바다처럼 일렁이던 날

정호승님의 시선집

"이 시를 가슴에 품다"에서

이근배 님의 이 시를 보았다.

 

그래

살다가 보면

먼 남의 일만 같았던 일들이

내게도 일어나고

짐승스런 시간보다도 더 못한 그런 시간속에서

허우적 거릴때도 있는가보다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진 그 낭패감

살다가 보면

그래.....

 

살다가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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