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동강할미꽃을 만나러 갔다.
문희마을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동강할미꽃을 생각하며 가슴이 설레었지만
가슴설레게 하는 그 동강할미꽃을 피우는
굽이굽이 동강의 풍경도 사뭇 기대가 되었다.
마을입구에 도착하니
잔잔한 강물에 들어앉은 산빛이 반겨주었다.
저 푸른 물빛을 바라보며 동강할미꽃이 피어 있겠구나
강기슭 한켠엔
누군가를 태우고 강 이쪽저쪽을 오갔을 작은 배가
쉬고 있었다.
강 위쪽으로는 백룡동굴로 가는 계단이 있었는데
문이 굳게 잠겨져 있었다.
넘어서 올라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꽃을 보러 온 마음으로 그러면 안될것 같아서 참았다.
드디어 첫 대면이다.
아! 동강할미꽃
이제 막 깨어나기 시작하는 동강할미꽃과의 만남.
누구를 위해 꽃을 피웠느냐고 묻고 싶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를 위하여 꽃을 피웠노라고.
동강할미꽃이 내게 대답하는 것만 같다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분명 내게 그렇게 말하는것 같다.
뼝대라는 말은
바위로 된 높은 벼랑을 일컫는 정선의 사투리라고 한다.
그 뼝대위에 뿌리내리고 꽃을 피우는 동강할미꽃
동강고랭이가 수분을 잡아주는 역활을 한다니
그 옆에 피어있는 이 아이는
그나마 좋은 곳에 자리를 잡은 셈이다.
도착했을때만 해도 서너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모양이 좋은 포기 앞에는 빙 둘러서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하고
주변이 부산스럽지만
동강할미꽃은 무심히 강물만 내려다보고 있다.
배가 오가고 강물이 출렁였다.
단체로 온 한 팀이 배를 타고 이동할 모양이다.
생태보전을 길을 폐쇄하고 나룻배로 동굴까지 이동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배삯을 포함해 동굴 입장료가 만오천원이란다.
요렇게 작은 배도....
처음에 만난 이 아이는 아직 꽃잎을 열지 않았었는데(위)
한바퀴 돌고 다시 돌아와보니
이렇게 활짝 꽃잎을 열고 있었다.(아래)
꽃잎이 서로 붙지 않고 떨어져 있고
꽃잎의 길이도 다른 꽃에 비해 길고 뾰족한 이 아이는
긴동강할미꽃이란다.
묵은 잎새를 따내는것을 질타하는 글을 보고
왜 그럴까 의아했었는데
묵은 잎이 부식되면서 영양분을 공급하고 수분을 잡아준다니하니
묵은 잎을 따내는 것은 동강하미꽃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될수도 있겠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모습을 찾아봐야 할것 같다.
오늘 내게 동강할미꽃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
후배 부부의 뒷모습 또한 너무 아름답다.
2013. 3. 30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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