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듯
훤히 그려지는 풍경이 있다.
목장길의 메타세콰이어는 몇그루
물에 비친 벚나무는 몇그루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만
어머님의 주름살만 빼놓고는
고향의 풍경과 어머님의 모습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그리고 말할 수있다는
전봉건님의 싯귀처럼
나도 그 풍경을 그리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계단을 오르면 신천지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비경.
휘휘 늘어진 연두빛 능수버들
물속에서 더 말갛게 빛나는 자작나무
뭉실뭉실 춘몽을 꾸고 있는 벚꽃나무
...........
선녀의 목욕을 훔쳐보듯 숨을 죽이고 용비지의 새벽을 지켜본다.
해마다 봄이되면 그려지는 그 풍경이 그리워 또 찾는다.
안개가 피어오르면 안개속에 숨은 풍경을 그려보고
거울같이 맑은 물속의 그림자가 반기는 날이면
방금 세수를 마친 것처럼 내 얼굴에도, 마음에도 생기가 돈다.
보지 않아도 훤히 그려지는 그 풍경을
보고 싶을 때 찾아 갈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하다.
일주일 전 안개가 자욱날의 용비지
먼지가 뾰얗게 내려앉은 거울을 들여다보는 듯 답답합도 있지만
거울의 먼지가 내 얼굴의 잡티를 가려주듯
짙은 안개와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용비지에 신비함을 더해주었다.
변화에 대한 알 수 없는 설레임과 기대까지
2013. 4. 21일 그리고 일주일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