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1일
사자동~ 실상사지~ 직소폭포~ 자백이고개~ 관음봉~ 세봉~ 세봉삼거리 전 안부~ 청련암~ 내소사
겨울산님 노루발님과 함께.
가끔은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다.
이번 산행도 그랬다.
흐리고 오후늦게 비소식이 전해지는 일기예보에
옥녀봉이나 다녀올까 생각했던 삼일절.
단체톡에 겨울산님이 휴일에 어디를 가면 좋을지 묻는다.
내소사. 관음봉.
딱히 그곳이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일단 말을 내뱉고 나니
직소보의 멋진 반영도 생각이나고,
직소보의 반영으로만 만났던 관음봉도 궁금했다.
헉! 숨넘어가게 놀라던 겨울산님도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던지
그렇게 갑작스레 내변산 산행이 이루어졌다.
내변산분소에 차를 주차하고 한바퀴 돌아 가마터삼거리로 내려와 원점회귀 산행을 하려고 했는데
그곳은 출입금지구역이기도하거니와
청련암 부근의 꽃소식에 내소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사자동 입구 변산바람꽃다리를 건너 계곡주변에 변산바람꽃의 터전을 만들었다는데
아직 피지 않았다며 출입을 통제하였다.
변산바람꽃다리, 직소보다리, 자백이다리... 미선나무다리도 있었던가?
직소보의 맑은물이 숨도 크게쉬면 안될것처럼 고요하다.
제일 높은 봉우리가 관음봉이렸다.
관음봉 오름길이 험하다 겁을주어 관음봉삼거리에서 내소사로 내려갔었는데
오늘은 만나게되는구나.
반영의 아름다움에 직소보 전망대에서 한참
옆에 끼고 도는 산책로에서도 느릿느릿 걷는다.
궁금한게 많은 노루발님은 걸음느린 나보다도 저만치 뒤에 처지고
겨울산님은 참 답답허겄다.
선녀탕
얕은 물도, 깊은 물도 너무나 맑고 깨끗하다.
작은 웅덩이 고인물마다 개구리알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오래전 이곳 선녀탕에 선녀가 없어서, 나뭇꾼이 대신 목욕을 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바위 윗쪽으로 올라가보았다.
이곳이야말로 진짜 선녀탕인것 같다.
아래에서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아담한 웅덩이가 선녀가 목욕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직소폭포.
우리동네의 가뭄에 비하면 직소폭포의 수량이 제법 풍성하다.
위쪽에서 바라 본 직소폭포.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30m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
가슴이 쫄밋거려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짧은 목을 길게 빼고 내려다본다.
직소폭포 해발 100m
자백이고개 해발 160m
자백이고개까지는 거의 평지수준의 길인데다
맑은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라 살방살방 걷기에 참 좋았다.
이 맑은 계곡물의 발원지가 궁금하다는 노루발님.
어느분의 블로그에서 보니 발원지가 신선대라고.
왼쪽으로 보이는 쌍선봉과 직소보.
가야할 관음봉
자백이고개를 지나고부터는 제법 오름길이 이어지지만
천천히 걷는데다
해발이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얼마전 계방산 오를때와는 숨차는 정도가 다르다.
북쪽 응달에는 아직 얼음이 길게 매달려 있고
흐린날씨에 희미하긴 하지만 쌍선봉과 의상봉 쇠뿔바위봉까지 조망이 좋았다.
그래도 일기예보와 달리 간간히 햇살도 비춰주어 이만하면 고마운 날씨였다.
관음봉 인증샷
내소사와 희미하게 보이는 바다가 곰소항이란다.
맨 앞의 왼쪽 봉우리가 세봉?
뿌리의 길
세봉 오름길에 만난 산자고
세봉에서 내려선 안부에서 청련암으로 하산을 하였다.
내림길에 만난 노루귀 복수초.
발 디딜곳을 찾기 어려울만큼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올해 첫 눈맞춤이라 반갑다.
가는잎맥문동
복수초
조금만 오르면 청련암인데 그냥 내려섰다.
내려오는길에 옆으로 계단이 보이고 관음전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어 올라봤다.
암자도 아니고 전각 혼자서 이 높은곳에 떨어져 자리잡았을까 궁금해진다.
관음전의 문은 꼭 꼭 잠겨있어 내부를 볼 수 없었지만
그고에서 내려다보는 내소사의 풍경이 멋졌다.
내소사의 뒷모습을 보며 내려오는 길목에
홍매화 두어송이 피어있고
삼지닥나무가 꽃송이를 아주 많이 달고 있었다.
지금쯤은 삼지닥나무도 몇송이의 꽃을 피웠겠지.
삼지닥나무
내소사의 할머니 느티나무
입구에 있는 할아버지나무
내소사를 간단하게 둘러보며 산행을 끝냈다.
시원스레 뻗은 전나무숲길을 걸어 주차장으로 오면서보니
여러 그루의 전나무들이 이미 죽어있고, 또 죽어가고 있어 안타까웠다.
입구의 지하여장군의 모습이 하도 요염하여 한컷.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경유지가 많아 시간이 오래걸린단다.
부안택시를 콜하여 내변산분소에 도착하니 하나둘 빗방울이 떨어진다
돌아오는 길에 변산바람꽃이 폈다는 청림마을을 차로 한바퀴 휘~~
꽃은... 못 봤다.
너무 아름다웠던 직소보의 반영을 꿈에 다시 한번 만나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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