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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6~2020)

강진 만덕산.... 깃대봉에서 옥련암까지

 

 

 

 

 

 

 

 

 

2017.  3.  25일 산울림 산악회와 함께

 

백련사주차장~ 바람재갈림길~ 깃대봉~ 필봉~ 옥련사~ 백련사주차장

 

 

 

 

 

 

기다리던 빗님이지만

오늘만은 반갑지 않다.

비오는 산길을

시간에 늦을까 조바심내며 앞만보고 걷기도 싫었고

젖고 싶지도 않았다.

 

 

 

 

 

 

 

 

 

 

 

 

 

 

 

 

 

 

 

산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사님께서 가우도 트레킹을 제안했는데

그래도 산행하러 왔으니 흉내라도 내보고 싶어서

들머리에 산행 할 몇명의 일행들을 내려놓고 백련사로 향했다

삼십여명의 일행들이 열명남짓으로 세팀으로 나뉘어진 셈이다.

 

 

 

 

 

 

 

천천히 올라도 삼십여분 거리의 깃대봉으로 향했다.

그리고 남는 여유시간을

느긋하게 봄비의 운치를 즐기며

백련사를, 다산초당을 둘러보리라 생각했다.

 

 

 

 

이곳으로 올라섰다.

 

 

 

 

 

 

 

 

 

 

 

 

 

 

 

 

 

 

깃대봉 오름길

오래된 동백나무 숲을 지나고

봄비에 젖은 산에는 봄이 번져가고 있었지만

의외로 봄꽃들이 보이지가 않는다.

보춘화 몇송이,  남산제비꽃 몇송이, 산자고 몇송이만이 피었다.

 

 

 

 

 

 

 

 

 

 

 

 

 

 

 

 

 

 

 

 

 

 

 

 

 

 

 

 

정상에 오르니 앞서간 몇명은 보이지 않고

중앙고 동료교사들 몇분이 기다리고 있었다.

표지기가 있는 내림길을 지나치기에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모두들 필봉 방향으로 갔다는것이다.

그때 혼자라도 내려왔어야 했는데....

 

 

 

 

꼴사나운 모습이지만....

 

 

 

 

 

 

 

 

 

 

 

 

 

 

 

 

이후 답답한 산길이 이어졌다.

깃대봉을 지나 필봉까지 가는동안 이정표가 하나도 없었고

백련사는 자꾸만 멀어져가는데

이거 뭔가 잘못되었구나 싶었지만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왔다.

비에젖은 바윗길은 불친절하고

안개에 쌓인 산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지만

이왕 이렇게된것 제대로 산행을 즐겨야지 별수 있나.

원코스 산행팀들은 더 고생하겠구나 생각하며 위안을 삼았다.

 

 

 

 

 

 

 

 

 

 

 

 

 

 

 

 

 

 

 

 

 

 

문제는 옥련사에서 백련사까지가 문제였다.

관광버스는 데리러 올 수 없고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

얼마를 걷다가 마주친 동네 주민께서

 서산에 동생이 산다며  트럭으로 두번이나 왕복하며

일행들을 데려다주었다.

얼마나 고마운지...배낭에 들어있던 과일이랑 떡을 꺼내드렸다.

산행을 시작한 후, 물 한모금, 간식 하나 먹지 못해서

그대로 남아있었다.

 

 

 

 

 

 

 

 

 

 

 

 

 

 

 

 

 

 

 

 

 

 

 

 

 

 

 

 

 

 

 

 

도로를 걸으며 올려다보니 지나온 필봉이 무척이나 뾰족하다.

아마도 그 뾰족한 모습이 붓끝을 닮아 이름붙여진것일거라 짐작해본다.

 

 

 

일행 중 선두에 섰던 분께서  내려가는 길을 못 보았다고 하는데....

막상 깃대봉에 오르니 싱거운 산행이 아쉬워  의도적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 물었더니

아니라고 딱 잡아뗀다.

심증은 있지만 증거가 없으니.... ^^*

 

어쨌든 덕분에 계획했던 코스는 아니었지만

원래의 목적대로 산행은 제대로 한 셈이다.

오늘길에 김영랑 시인의 생가를 둘러보고 돌아왔다.

 

 

 

 

주차장에서 생가까지 가는 보도 위에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라는 시를 한귀절 한귀절 새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