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실넘실 바람에 찰랑대는 청지천의 물은
주변 논밭에 풍요를 가져다 주는 젖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청지천의 모래톱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은 꼬마물떼새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재난일테다.
얼마전부터 보이기 시작한 꼬마물떼새가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열심히 먹이를 찾고, 종종걸음으로 탐색을 하고, 짝짓기도 하고, 둥지에 알도 낳고 했는데
월요일 퇴근길에 들러보니 둥지가 물에 잠겼다.
예상했던 일이기에 놀라지는 않았지만 안타깝다.
주말에 옮겨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내가 개입할 문제가 아닌것 같아서
그냥 두었었다.
알이 물에 잠겼는데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꼬마물떼새 부부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오전에 한시간가량 지켜봤는데 그때는 알을 품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서
저들 알이 아닌가 했는데
저녁무렵 다시 왔을 때는 자주 알을 품었다.
낮에는 품지 않아도 따듯하니까 그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품기
지난번에 만난 이런 모습은
수컷이 암컷을 유혹할 둥지를 만드는 모양이다.
둥지 주변을 서성이는 부부
짝짓기 하기전에 수컷이 가슴 깃털을 한껏 부풀리는 모습을 처음 보았다.
암컷이 알을 품고 있는데도 다가와서는 짝짓기를 시도했다.
보통 알을 4~5개 낳는다는데
알을 다 낳을 때까지 짝짓기를 한다고 한다.
암컷에게 다가서는 수컷이 목에 기부스를 했나 싶게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이 웃기다
물속에 잠긴 알. 어제보다 알이 한개 늘었지만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으니...
긴박한 상황이면 굴려서 알을 이동시키기도 한다는 말에 혹시나 희망을 걸었었는데
앞 뒤로 물이 들어와 굴릴만한 곳이 없는 지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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