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 돌아보려고 집을 나섰다.
계곡길 입구
먹그림나비 한마리가 주변을 맴돈다.
가방을 내려놓고 지켜보는데
울리는 전화벨소리.
반가운 친구다.
한참을 수다를 떠는 동안도 먹그림나비는 계속 주변에 내려앉는다.
친구도 반갑고, 먹그림나비도 반갑고.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땅에 내려놓고 먹그림을 쳐다본다.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목소리가 들쭉날쭉할텐데
친구와의 통화에 집중하지 못하는것이 미안했다.
" 나 지금 딴청부리고 있는데 느껴져" 하고는 이실직고를 했다.
" 아니 전혀 몰랐어" ㅎㅎ
괜히 말했네.
친구에게 등판이 찍힌 먹그림나비 사진을 한장 보내줬다.
"어머.. 너무 예쁘다. 꼭 뜨개질 무늬 같아"
아~ 그렇구나.
나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생각이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 다르다는 것, 참 좋은 거구나.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게 해 주니까.
계곡에서의 만찬
누굴까?
제법 큼지막한 만찬상을 준비해 놓고 간 이는.
계곡에 발 담그고 하루종일 놀아도 좋겠더라만
이 이쁜것들을 놔두고 계곡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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