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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나비이야기

어리세줄나비

 

 

 

 

 

 

 

만날 때 마다

진한 아쉬움을 남기곤 하는 너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줄무늬 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일 수 있다니.

 

임도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내 마음을 가지고 논다.

기대하게 했다가, 체념하게 했다가, 다시 발길 주춤거리게 하더니

마음 비우고 떠날 준비를 하던 내 눈 앞에 다시 나타나 준 이유는?

보고 싶어 하는 내 맘을 알았던게지.

 

어떤 마음이었니?

날개를 꼭 접은 채 꼼짝않고 다리 그늘 아래 숨어 있으면서

누군가 봐 주기를 기다렸을까?

아무도 못 보고 그냥 지나가 주기를 바랬을까?

 

하지만 어떤 느낌에 끌려서, 먼 너를 알아볼 수 있었지.

희미하게나마 줄무늬를 보고는

"너였구나" 확신이 드는 순간 얼마나 기쁘던지.

 

그런데 너무 멀구나.

멀기만 한 것은 내가 다가가면 되겠지만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어.

안타까움에 한참을 주변을 서성인 끝에 드디어 방법을 찾았지.

발길 딛기 두려운 숲길과, 허리 높이께의 절벽을 뛰어내리면 되겠더라구.

너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열망이 두려움을 잊게 하네.

 

가끔씩 눈앞에서 사라져 애를 태우긴 했지만

결국엔 내 앞에 다시 돌아와 함께 놀아 줘서 고마워.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더 잘 찍지 못한 핑계를 너의 까칠함 때문이라고 말 할 수가 없네

그래도 너와의 만남 중에

오늘이 최고의 날이었음을 기억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