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계에서는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상밖의 일들이
알게 모르게 종종 일어나는것 같다.
이번에 우화한 갈구리흰나비도 그랬다.
특이한 번데기가 보고 싶어 갈구리흰나비 알을 찾아왔었다
미나리냉이를 넉넉하게 화분에 심어 놓고 지켜 보았다.
성장속도가 무척 빨라서 부화에서 용화까지 20일 정도 걸릴 것 같다.
5월쯤에 번데기가 되어 이듬해 3월 말경에 우화를 하니 10개월 정도를 번데기 상태로 지내는 셈이다.
작은 팽나무 줄기에서 번데기가 되었는데 봄이 되어도 우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고수한테 들은 얘기로는 3년만에 우화하는 경우도 있다하는데...
설마 하면서도 그대로 두었다.
올해가 3년째 되는 해인데,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신나게 베란다에 있는 화분에 물을 주고 청소를 한 날.
소란스러운 바깥공기에 무슨 일인가 궁금했던 것일까?
바닥에 누워있는 나비를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이었다.
물기가 다 마르지 않은 바닦에....
날개가 조금 상하긴 했지만 다행히 나는데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떨어진 꽃잎에서 잠시 쉬게 하고 증명사진 한장 남긴다.
동네 주변에서 활동하는 나비는 한번쯤 한살이를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 과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 알고 나면
나비를 보는 마음이 훨씬 더 깊어질 것이다.
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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