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부터 7월 13일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연변 나비여행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사라진 나비를 볼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도 물론 컸지만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백두산에 대한 기대가 훤씬 더 컸었다.
천지의 푸른물을 한 번은 봐야지 했는데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한 예약제가 실시되는 것을 늦게 알게 되어
서파 쪽 백두산 천지 여행은 무산되고 말았다.
북파는 가능성이 있었는데 어찌 흐지부지 되고 말아서
이번 여행에서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잦은 방제와, 기후변화 등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몇 년 전보다 연변 나비의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도 남한에서 볼 수 없는 나비 몇 종을 만났고
쐐기풀나비는 원 없이 만나고 왔다.
일주일 동안 일정을 함께하는 동행들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어서
탐사 결과와 상관없이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나비를 주로 찾는 사람은 나와 맑음 둘 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각자 이런저런 곤충에 일가견이 있는 분 들 이어서
내가 몰랐던 다른 것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또한 세상의 소식에 귀를 닫고 오로지 자연에 묻혀서 일주일을 보낸다는 것도 좋았다.
도로 문화가 달라서 무질서한 듯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빵빵거리는 차도 없고,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도 느긋했다.
먹거리도 풍부하고 맛도 있어서 식도락의 즐거움도 맛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까페에 가면 1일 1 메뉴처럼
중국의 식당에서도 1일 1 메뉴가 기본이란다.
문제는 그 1메뉴의 양이, 여자라면 두세 명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많다는 것이었다.
남는 음식은 가축의 먹이로 수거해 간다고 하는데
굳이 좋지 않은 중국문화를 따라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왠지 호구되는 느낌이랄까.
한글과 한자가 섞인 거리의 간판들도 재미있었다.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예전에 썼던 말들이 정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용정 같은 익숙한 지명이 나와서 역사를 알고 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알던 것들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점심은 전주비빕밥을 도시락으로 준비해서 먹었는데 아주 맛이 있었다.
한국에서 직접 배워왔다고 한다.
시내의 건물 곳곳에 제비집이....
왼쪽부터 농담도 점잖게 하시는 오0주 선생님
관찰력이 뛰어난 박0영 선생님
나비와 결혼한 남자 오0용 선생님
그리고 일주일동안 운전을 해준 가이드 형제
언제나 든든한 동행 맑음님과 나
씩씩하고 용감하게 탐사에 앞장서던 김0선 선생님
자상한 성격의 강0영 선생님
일주일동안 맑음님과 오0주선생님과 함께 동행한 나무박사 이0욱 선생님 (위 사진 가운데)
음시이 절반밖에 안 나온 상태다.
밤오색나비를 찍는 모습
7월 9일 밤오색나비
나비가 너무 없었던 임도. 곤충을 찍는 일행들
큰배추흰나비를 만나다.
7월 12일 큰배추흰나비
암먹주홍부전나비를 만나러 가던 임도
7월 7일 암먹주홍부전나비 암(위) 수(아래)
잘 놀아준 한마리의 쐐기풀나비. 탐사내내 제일 많이 만났던 나비이기도 하다.
7월 8일 쐐기풀나비
7월 8일 암검은표범나비 짝짓기
왕흰점팔랑나비를 만나던 숲속의 딱총나무
7월 8일 왕흰점팔랑나비
7월 8일 여름어리표범나비
북방기생나비를 만나다.
7월 8일 북방기생나비
상제나비를 만나던 북파 쪽 임도
7월 10일 상제나비
보고 싶었던 회목나무 꽃을 연변에서 만났다.
얘기 중에 일행에게 보고 싶은 꽃이라고 했는데, 나무와 식물에 조예가 깊으신 담쟁이님께서 찾아주셨다.
일주일 중 이틀을 거의 꽝치다시피 하여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일주일동안 많은 나비들을 만났고
함께한 일행들과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날씨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첫날만 비가 조금 내렸고, 내내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이제 나비 탐사가 아닌 백두산 여행을 꿈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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