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부탁함
- 정 호 승 -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올 봄에는
저 새같은 놈
저 나무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봄비가 내리고
먼 산에 진달래가 만발하면
벗이여
이제 나를 욕하더라도
저 꽃같은 놈
저 봄비같은 놈이라고 욕을 해다오
나는 때때로
잎보다 먼저 피어나는
꽃같은 놈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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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이 시를 처음 읽고
벗에게 이런 욕을 들으면 참 기분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는
까마득히 이 시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지난 산행기를 뒤적이다가
오늘같은날은 친구에게
꽃같은.....이라고
욕을 듣고 싶다는 내용을 보고 다시금 떠올려본다.
내가 나를 생각해보아도
꽃같은 년^^*
나무같은 년은 아닌것 같은데
그래도
꽃같은..... 이라고
욕을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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