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 구상 -
반갑고,고맙고,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속에 갇혀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라는 말을
공초 오상순 시인은 사람을 만날 때 마다
그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을 구상 시인이 시로 멋지게 풀어낸것이
바로 "꽃자리"라는 시라고 한다.
어디에선가 이 "꽃자리"가 오상순 시인의 시로 소개된 것을 보았는데
그런 연유에서 그랬나보다.
사람을 만날 때 마다 했다는 그 말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라는 말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반갑고 고맙고 기쁠것 같다.
내 자리를 꽃자리로 만드는것도
가시방석으로 만드는 것도
결국은 자기 자신인것을
그래도 살면서 때때로
내 앉은 자리가 가시방석처럼 여겨질때가 있으니
나는 아직도 내가 만든 감옥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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