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6. 11
이제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자주 만났었기에
그 앞에서 다시 머뭇거리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저녁무렵 찾아간 안흥성안 태국사
절 마당 한켠에 열매를 달고 서 있는 이 나무
눈에 익은 이 나무를 보는 순간
한참을 머뭇거리고도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다른 이름들만 자꾸 입가에 맴돈다.
잎이 덜꿩나무하고도 비슷한데 좀 둥근듯하고
가막살나무인가 하니 또 뭔가 좀 야릇하고
그 둘의 열매보다 조금 커 보이는 둥굴납작한 열매..
중학교 다닐 때
짧은 발음으로 이름을 부르며 곧잘 따르던 옆집 꼬마를
오랜 뒤에 장성한 모습을 만났을 때처럼..
몇십년만에 다시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처럼
알듯말듯 그 묘한 느낌
바로 분꽃나무였다.
새 잎이 돋는 모양이며 꽃봉오리가 너무나 예뻤던 바로 그 나무
2011. 04 신진도에서
시골아낙처럼
순하고 소박한 꽃을 피운다.
향기 또한 은은하다
다음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되더라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0. 5. 12 황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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