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의 뜨거웠던 논두렁
아침햇살아래 빛나던 풀꽃들을 보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던 날들이 있었다.
그 지난 날들 뜨거웠던 시간이 눈에 선하다.
문득 지난날을 추억하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라
(물론 사진도 뺄거 빼고 더할거 더하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색깔로
내가 놓고 싶은 자리에
담고 싶은 것만 그려내는 그림.
그 뜨거웠던 어느날의 기억엔
함초롬이 이슬에 젖어 있는 둥근잎유홍초만 남아 있다.
또 어느날엔
익어가는 벼 속에서 빼꼼히 고개 내밀고 있던
물옥잠화의 옅은 보라빛으로 물들어 있다.
막 피어나던 사마귀풀을 보면서 동네 들판에선
들꽃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도 없다는 후배의 말이 생각나기도 한다.
들에 피는 꽃들이 한편으로는
농부들에겐 성가신 잡초인 까닭이다.
무슨 말을 할 때는
그 말을 듣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생각하고 해야 한다는데....
쉬운것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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