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야산에서 얼레지와의 첫 만남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산 전체가 덮힌 듯한 군락지가 그랬고
꽃잎을 머리위로 한껏 틀어올린 고혹적인 자태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찌 다시 찾지 않을 수가 있었으랴
때늦은 꽃샘추위로 산줄기에 하얗게 내려앉은 상고대는
얼레지를 만나러 달려가는 마음을 더 설레이게 하였지만
꽃잎을 열어야할 꽃의 마음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처녀치마를 먼저 만나고 내려오는 동안
그래도 군데군데 꽃이 피어 얼마나 반갑던지.
그래도 한껏 꽃잎을 밀어 올리기에는 햇살의 온기가 부족했나보다.
쭈볏쭈볏 망설이는 표정들이 눈에 역력하다.
싹을 띄운 후 6년이 지나야 꽃을 피운다는데
이렇게 예쁜 꽃을 피운다면 또 육년을 기다려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것 같다.
예쁘게 꽃을 피운 얼레지 주변의 꽃들은
아름다운 이웃을 둔 덕분에 때아닌 수난을 당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지 못한 너의 잘못일지니
동병상련의 설움을 함께 나눠볼거나
아름다운 이웃을 둔 행복도 분명 있으리니
내년에는 예쁜 모습으로 피어나기를...
2013. 4. 7일 화야산
앞 뒤의 느낌이 참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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