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린 비로 화야산 계곡은
봄기운을 실은채 경쾌하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한 지류인 작은 계곡을 내려다보며 피어있는 처녀치마 두 송이
포위망을 구축한 수많은 대포의 스포트라이트에도 아랑곳없다는 듯
나무뿌리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다소곳하다.
일단 포위대열에 합류해 사정거리 밖에서 지켜보며
가까이 다가갈 기회를 엿본다.
풍성한 치맛자락과 탐스런 꽃송이에
쉬이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으니
가까이 다다가야 하는 나로서는 틈틈히 치고 빠지는 수법을 쓸 수 밖에
나 또한 쉬이 곁을 떠날 수가 없다
옆태를 보고 뒷태도 보지만
어느한쪽 빠지는 구석이 없다.
이리 예뻐도 되는겨?
내년 봄에 또 올 수 밖에 없겠다.
처녀치마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2013. 4. 7
화 야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