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하던 봄 지나고
홀로 푸르던 여름도 가고
봄날의 벗꽃만큼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을 불러들이던 가을도 떠났다.
단풍과 함께 객들 모두 떠나고
오롯이 주인 홀로 지키고 있을 용비지
그 용비지가 보고 싶었다.
비 오는 금요일과 비가 예보된 일요일 사이
용비지가 처음이라는 친구와 함께 찾아간 그곳 산자락엔
아직 가을이 남아있었다.
어제 비가 내렸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소들이 밟아놓은 길은 빈틈없이 질척였다.
순한 눈빛 나누며 어깨를 비비며 걸어갔을 소들을 상상하며
질척이는 길을 소처럼 느릿느릿 걸어본다.
메타길에 이르니 언덕너머로
고라니 한 마리 겅중겅중 뛰어간다.
덩달아 겅중겅중 뛰어 지난 봄날로 내달리는 내 마음을 붙잡아
물가에 세워본다.
때로는 흔들리는 것은 아름답다.
그러니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말자.
세월따라 변해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욕심을 내려놓으니 보이는 모든것이 아름답다.
곁에 있는 모든것이 고맙다.
2014.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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