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엔가
잠에서 깨어 침대에 누운채로 손을 뻗어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하늘이 보였다.
우뚝 솟은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손바닥만한
아주 작은 하늘이었지만 참 기분이 좋았다.
그 하늘을 본 뒤로 그저그렇던 우리집이 참 좋아졌다.
오늘은 누운 채로 바다를 보았다.
바닷가 관광지에 가면 누워서 얼마든지 바다를 볼 수 있으니
그다지 특별할것도 어려울것도 없는 일이지만
바다 한가운데 누워서 내 몸보다 높은 곳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일은 특별했다.
이제 바다도 더 좋아할 수 있을것 같다.
불꺼진 컴컴한 지하 선실에서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우니
들썩이는 파도의 움직임이 몸 속 오장육부까지 전율케 했다.
후회와 두려움의 시간
하지만 그것은 잠시동안이었다.
같이 흔들리고, 같이 리듬을 타며 즐기면서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갔다.
너울을 헤치며 몇시간을 달려 도착한 포인트
둘리님의 도움으로 낚시줄을 바다에 던져놓고
가는 줄을 타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수십미터 바닷속 바닥의 느낌.
보이지도 않는 그곳의 느낌이 전해진다는것이 신기하다.
식탐 많은 물고기가 초보 조사의 미끼를 덥썩 물었나보다.
팔에 묵직하게 전해지는 이 느낌 ....
아!! 이것이 바로 손맛이라는거구나.
전동릴의 낚시줄 감아올리는 소리가
봄바람처럼 경쾌하게 들려온다.
고기를 걷어올리며 사람들의 표정을 보니
펄떡거리는 물고기처럼 생생한것이 첫 만남이지만 웬지 낯설지 않다.
바닥에 산다는 놀래미
그 위에 우럭.
초보 조사의 낚시줄에 걸려준 얘들아~~
고맙고 미안하다.
곧 다가오는 친정어머니 기일.
제일 큰 우럭은 젯상에 올려주마.
그리고
말하지 않아도 내가 고마워하고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은 알겠지. ^^*
2014. 11. 15
둘리 사부님...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