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나 일본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왕나비류를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가평 자라섬에 있는 이화원이다.
올라오는 나비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직접 가서 보고 싶다.
대중교통편을 검색하노라니 옛날 생각이 났다.
일년 달력을 받으면 휴일을 체크하고,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는
지도를 펼쳐놓고 교통편을 탐색하던 젊은 날이....
동서울 왕복 버스표와 가평 편도 버스편을 예약했다.
전철이나 ITX 청춘열차로도 가능하지만
워낙 길치인지라 환승이 없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동서울터미널은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초행길이다보니
세번을 물어본 다음에야 가평행 버스에 탈 수 있었고
가평에서 이화원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이십분정도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리였다.
돌아오는 전철이나 ITX열차를 좀 더 꼼꼼히 알아봤어야하는데..
카드를 찍고 열차가 오길래 탑승을 했는데
전철이 아닌 청춘열차였다.
자리에 앉아서 출발한지 얼마안되어 차장이 표를 보자며 다가왔다.
아주 당당하게
" 표 안 끊고 카드찍고 나왔는데요" 했더니
기차라서 표를 끊고 타야한다며 현장에서 표를 끊어주었다.
어쩐지 좌석배치가 전철하고는 달라서 이상하다 싶었었다.
뭐 모르면 그럴수도 있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것이 불편한점도 없지 않지만
여행의 느낌이 훨씬 더 생동감이 느껴지는것 같아서 좋았고
막차를 타기로 마음먹으니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서
하루종일 놀 수 있었던것도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하우스의 비닐너머로
커다란 나비들의 날개짓이 보이자 내 마음도 따라 춤을 춘다.
한두마리가 아니다.
열대관 안은, 하루종일 놀 수 있을까 걱정이 될만큼 더운 한여름날씨였다.
몇바퀴 돌고 바깥바람 쏘이고를 반복했다.
이데아왕나비
개체수도 많았고
커다란 날개로 우아하게 천천히 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나비였다.
짝짓기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기대했는데
그 모습을 볼 수 없었고
수시로 식초에 날아들어 산란을 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있었다.
너무 많이 낳아서 식초라 모자를까 걱정이란다.
별선두리왕나비와 이데옵시스왕나비도 열심히 산란을 하고 있었다.
식초 뒷면에 낳아놓은 이데아왕나비 알
지난 12월 이후 두달 반만에 다시 찾았는데
몇번 와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나비들을 만난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이것도 개체수가 좀 줄어든것이 이 정도라고 했다.
전에 보였던 끝검은왕나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때는 너무 많아서 쳐다보지도 않았던 돌담무늬나비도 몇개체 보이지 않았다.
애벌레는 제법 보여서 조만간 또 볼 수 있을것 같다.
돌담무늬나비 애벌레
돌담무늬나비 번데기
헤어졌다 다시 만날때마다 인사를 건네는
붙임성 좋은 두 아이를 만나 오전에 한참을 함께 놀았다.
내게로 막 뛰어와서는
" 저기~~ 나비가 길에 엎드려 있어요. 어떡하면 좋아요" 한다.
혹시 로드킬을 당한건가 싶어 따라가보니...
아마 발에 밟힐까 걱정이 되었나보다.
저런 모습을 보고 엎드려 있다고 표현할 수 있는 아이들의 동심에 기분좋은 웃음이 나왔다.
손에 올려 안쪽 나뭇잎위에 내려 주었다.
이데옵시스왕나비
날개에 감도는 푸른빛이 정말 매력적인 나비여서
처음 보자마자 눈에 확 들어왔다.
예쁘기도 하지만
호버링을 하는 나비의 구애행동은 처음이어서 더 신기했다.
저러다 시작도 하기전에 지치겠다 걱정이될만큼
오랫동안 호버링을 했다.
처음 만나는 이데아왕나비와 이데옵시스왕나비에 마음을 빼앗겨
데면데면 대한 왕나비와 별선두리왕나비한테 미안했다.
지난번만해도 너무 좋아라하며 눈맞춤했는데
사람마음이 이리도 쉽게 움직일수 있는거구나.
왕나비
별선두리왕나비
남방공작나비
남방공작나비는 지인이 찾아주지 않았으면 만나지도 못할뻔 했는데
너무 높은곳에 앉아 있어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고마웠다.
지인이 직접 타온 아이스커피는 달달하고 시원한것이 또 얼마나 맛있던지.
배추흰나비
극락조화
모과곷
2019. 2.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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