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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이야기/나비이야기

암붉은오색나비 세번째 이야기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산 정상에서 차분하게 나비와 마주하는 시간

나비도 그랬다.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와

차분하게, 그리고 오래

앉아서 기다려주었다.

 

감히 정상을 넘보지 못하는 또 한마리

그날은 두마리였다.

그날까지만...

그 이후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나비앞에 엎드려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짧은 머리에 민소매 셔츠, 건장한 체구.

웬지 긴장감을 느끼며 다른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참 뒤

내려오는 산길에서 다시 올라오는 그를 만났다.

"어디까지 다녀오시는 거예요?"

먼저 말을 건넸다.

앞 봉우리까지 다녀온단다.

인사를 나누며 얼굴을 보니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이었다.

진즉에 인사를 건넸더라면...

내게 짧은 머리와 민소매셔츠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