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산 정상에서 차분하게 나비와 마주하는 시간
나비도 그랬다.
다시 그 자리에 돌아와
차분하게, 그리고 오래
앉아서 기다려주었다.
감히 정상을 넘보지 못하는 또 한마리
그날은 두마리였다.
그날까지만...
그 이후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나비앞에 엎드려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졌다.
짧은 머리에 민소매 셔츠, 건장한 체구.
웬지 긴장감을 느끼며 다른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참 뒤
내려오는 산길에서 다시 올라오는 그를 만났다.
"어디까지 다녀오시는 거예요?"
먼저 말을 건넸다.
앞 봉우리까지 다녀온단다.
인사를 나누며 얼굴을 보니 사람 좋아보이는 인상이었다.
진즉에 인사를 건넸더라면...
내게 짧은 머리와 민소매셔츠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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