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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용비지의 가을과 구부러진 길 (2020. 11. 15)

 

 

 

 

 

 

 

 

 

용비지는 벚꽃필 무렵이면 출사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가을의 운치 또한 봄 못지 않게 아름답다.

그 운치 때문일까?

가을이 되면 그곳의 풍경이 어떨지 궁금해진다.

 

벚나무는 단풍 들었을까?

 

메타세콰이어 길은....

 

 

 

 

 

 

 

 

 

 

 

 

 

 

 

 

 

 

 

 

 

 

 

오늘은 아름다운 풍경 이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한 산책길이었다.

풍선달고  웨딩촬영을 나온 신혼부부.

 

연인일까

아니면 작가와 모델

함께 셀카도 안찍고

멀찌기 떨어져서 열심히 촬영만 하는것을 보니 후자일지도 모르겠다.

 

 

 

 

 

 

 

 

 

 

 

 

 

 

 

사진 놀이도 물론 재미있지만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은 길을 함께 걸으며

소소한 아름다움에 감탄사 연발하면서

깔깔대며 함께 웃는 시간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구부러진 길....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길이 참 아름답다.

막히면 돌아가고, 또 막히면 또 돌아가는

자연에 순응하며 가는 길

구부러진 길을 걷다보면 많은 것들을 만나게 되고

많은 것들을 만나다보면 그것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커질게다.

그러니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을 수 밖에.

 

 

 

 

 

 

 

 

 

 

 

 

 

 

 

구불구불 구불어진 길을 돌아 언덕위에 올라서니

용비지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져졌다.

미세먼지 쯤 조금 들이마시면 어떠리

저절로 숨이 크게 들이마셔진다.

 

 

 

 

 

 

 

.

 

 

 

언덕위에 멋진 소나무 한 그루.

내 소나무로 찜했다. ^^*

이미 주인이 여러명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니꺼니 내꺼니 하며 다툴일은 없을테니.

 

내려오면서 뒤돌아 본 내 소나무. 

멋지다.

 

 

 

 

 

 

 안쪽 깊숙이까지 들어오는 차를 보며

들어오는 길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불필요한 문명의 이기는 잠시 잊자.

 

 

 

2020.  11.  15. 맑음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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