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첫날
점심무렵에 도착하게 되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니
한곳만 여유롭게 돌아보기로 한것이 가파도였다.
이미 청보리는 황금보리가 되어있을테지만
시골에서 자라 보리밭이야 어렸을적부터 많이 봐 왔으니 아무래도 좋았다.
운진항에서 2시 출항, 가파도에서 4시 20분 출항.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배다.
이후로도 들어가는 배는 있지만, 나올 수가 없어 섬에서 하루 묵어야 한다.
운진항 주차장 옆 바다.
운진항 앞의 방파제의 그림이 등대와 바다와 아주 잘 어울렸다.
출항 후 10분이면 도착하는 가파도는 제주도의 부속섬 중 네번째로 큰 섬이라고 한다.
송악산과 산방산 한라산에 취해 배 후미에서 한참을 있다가
뱃머리로 와보니 가파도가 보인다.
산방산과 멀리 한라산
이 아름다운 풍경은 가파도를 걷는 내내 눈앞을 따라다녔다.
넘실대는 바다는 또 얼마나 맑고 푸르던지.
가파도에 도착해서 바로 앞에 보이는 용궁정식에서 짬뽕을 시켰다.
뿔소라에 새우 문어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있었지만
매워서 제대로 맛을 음미할 수 없었다.
식당 앞의 풀밭. 조망이 아름다워 한참을 놀았다.
이제 슬슬 걸어볼까?
어느쪽으로 갈까 하다가 왼쪽으로 길을 잡았다.
푸른바다를 끼고 부드럽게 구부러진 길과 하늘과 맞닿은 돌담,
한라산이 보이는 바다건너 풍경
무엇하나 마음을 사로잡지 않는것이 없다.
너무 느긋하게 걸었나보다.
그래도 가파도 하면 청보리밭인데
청보리는 아니더라도 보리밭은 봐야할것 아닌가.
첫번째 만나는 갈림길에서 언덕으로 올라섰다.
언덕이라고 해봐야 거의 평지길이나 다름없다.
가파도에서 제일 높다는 전망대가 20.5m라니.
오래도록 청보리를 보기 위해 순차적으로 파종을 한다는데
지금은 모든 밭의 보리가 완전히 익어
황금보리의 황금시절도 지나고 있는 듯 보였다.
배에서 내리기 전에
수확할 보리니까 보리밭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말이 있었는데
애교스럽게 혼자 겨우 들어갈만한 포토존이 몇군데 있었다.
멀리 마라도가 보인다
언니들은 배시간에 늦을까 걱정되었는지 앞서 쌩 가버려서
시간이 충분한데도 전망대도 못 올라가고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본 상동우물과 신당?
각종 고동 껍데기로 예쁘게 장식해 놓은 까페와 담장들.
전망대가 코 앞인데
상동 우물
꼭 맛보리라던 청보리아이스크림도 못 먹고
섬의 절반도 돌지 못했지만
언니들과 함께 했다는 즐거움때문인지 아쉬움은 없었다.
가파도를 돌면서 현지인은
짬뽕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전부였는데
마지막 배가 나가고 나서야 섬 사람들은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섬에서 하루 묵으면서 가파도를 마음껏 느끼고 싶다.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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