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유부도를 간다는데.... 애써 모른체 외면하려했다.
하지만 결국 또 다시 휴가를 내고 말았다.
다녀온지 2주만에 다시 찾은 유부도.
여전히 도요새와 물떼새들이 환상적인 군무를 보여주었고
동행중에 한분이 보고 싶어하던 넓적부리도요를 만나서
더욱 뜻깊은 날이었다.
다른 동행들도 보았으면 더 좋았을테지만
워낙 만나기 쉽지 않은 새인지라
한사람이라도 봤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지난번 방문때보다 만조수위가 높아
새들이 더 가까이까지 다가와서 놀아주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멀리 있었고
나는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래도 지난번보다는 훨씬 나은 그림을 그렸다는것에 만족한다.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도요, 물떼새들의 군무는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일지도 모르지만
그 아름다움에 취해 탄성을 지르며 바라보던, 꿈같은 시간.
섬을 나오면서 얘기했다.
겨울에 다시 오자고.
아직은 물도, 새도 멀리 있다.
염전쪽 방향이 궁금하여 쭉 걸어갔는데 둑에는 올라서지 못했다.
뻘과 초록섬 사이에 아지랭이가 아른아른.
초록섬(묵도) 뒤에 가려졌던 작은 섬이 또 하나 있었다.
물에서 노는 귀요미들.
대장 세가락도요? 와 민물도요?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하는 아름다운 군무
검은머리물떼새와 도요들
하얗게 빛나는 날개는
은하수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한박눈이 내리는 듯도 하고
바다를 항해하는 부호들의 요트를 상상하게 했다.
저기 어딘가에
넓적부리도요도 있겠지.
흰물떼새, 민물도요, 좀도요, 송곳부리도요, 세가락도요, 왕눈물떼새들도.
2021. 11.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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