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고, 비우는
그래서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
썰물의 바다와, 일몰의 시간과, 날숨의 공통점이랄까.
작은 포구의 만조 시간은 12시 37분.
그리고 두시간 후.
새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려면 썰물때가 좋은것 같다.
번식철을 맞은 괭이갈매기와 검은머리물떼새 소리가
그 작은 포구 여기저기에서 얼마나 요란스럽게 울려대던지.
소리를 듣고 두리번거리면 찾는다고 해도 이미 늦는다.
오늘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리만치 촉이 제대로 발동을 했다.
촉이라기보다는 운이 좋았다고 해야 맞을것 같다.
설명할 수 없는 뭔가 미묘한 느낌때문에 지켜보던 검은머리물떼새들
30여분 사이에 짝짓기를 네번이나 봤다.
좌로부터 우로 순서대로.
두번째
세마리 혹은 네마리가 고개를 숙인채 시끄럽게 떠들며
제식훈련하듯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아무리봐도 구애행동 같지는 않고
수컷끼리 담판을 짓는 모습같기도 하다.
"그녀는 내 여자야. 넘보지마"
"무슨 소리. 그녀는 나를 좋아한다구"
"다들 집어치워. 내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뭐 이런건가?
순식간의 사랑이 끝난 후.
날아갈것 같은 기분인가보다.
어라? 또?
마지막
3월이 다 가고 있는데 바닷가는 아직 추웠다.
아장아장 아가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욕심이 생긴다.
2022. 3. 2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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