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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그리운 목소리

 

그리운 목소리...정 호 승

 

나무을 껴안고

가만히 귀 대어보면

나무 속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행주치마 입은채로 어느날

어스름이 짙게 깔린 골목까지 나와

영순아 밥 먹으러 오너라 하고 소리치던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이

어디 나무 속 뿐이겠는가

앞서가는 노인의 희끗한 머리결에서도 들리고

동치미랑 함께 먹는 고구마 속에서도 들리고

밤 하늘의 별 속에서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밥먹으러 오너라 그 소리 말고도

조선천지에 둘도 없는 빙신이라고 야단치시던

그 소리마져도 그립다.

아~ 산에 가면

나무를 껴안고 가만히 귀 대어보아야겠다.

어머니가 뭐라고 하시는지

잘하는 짓이다....암 잘하는 짓이고 말고....

열심히 다니거라

아마도 그러실 것이다.

야단도 자주 치셨지만

무슨일을 하던, 어디를 간다고 하던

언제나 나를 믿어주고 내 편이 되어주셨던 어머니이니

분명 그러실 것이다.

잘하는 짓이다.

열심히 다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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