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정 호 승
마음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못을 뽑았다.
언제 박혔는지 얼마나 많이 박혔는지 모르겠다.
그냥 뽑았다.
그 자리에 꽃씨를 뿌렸다.
싹이 트기도 전에 또 못이 박혔다.
말뚝을 뽑았다.
깊고 긴 말뚝
그 말뚝을 뽑은 자리에도 꽃씨를 뿌렸다.
너무 깊어 주변의 살집을 긁어다 살짝 메꾸었다.
싹이 트기도 전에 그 위에 또다른 말뚝이 들어왔다.
꽃을 심을 수가 없다.
못을 뽑은 자리에도, 말뚝을 뽑은 자리에도
꺽인 꽃조차 꽂을 수 없다.
꿈도 눈물도 아름다움도 거부하는
아~ 못이여 말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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