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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읽어주고 싶은 시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순간

왜 꽃들은 내가 눈돌리고 있는 시간에 피어나는 것일까?

쌀알만하던 봉오리 속에서

어느날 갑자기 풍선을 불어 넣은 듯 봉오리보다 몇배는 커다란 꽃송이가 피어났다.

그 작은 봉오리가 꽃잎이 되는 줄 알았는데

뒤로 물러나며 꽃송이를 밀어올렸다.

그 순간이 궁금하다.

 

 

며칠전 부슬부슬 비가 내리던 어느날

해미 향수가든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차창밖으로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가야산

아!  그립다.

차에서 내려 몇십미터를 되돌아와 천천히 걸었다.

적당히 떨어지는 빗방울이 시원했다.

길가의 해바라기....너는 무엇을 그리워하며 피어있는거니?

 

 

 

문태준님의 "꽃이 핀다" 라는 시가 생각나게 하는...

 

뜰이 고요하다

꽃이 피는 동안은

 

하루가 볕바른 마루 같다

 

맨살의 하늘이

해종일

꽃 속으로 들어간다

꽃의 입시울이 젖는다

 

 

하늘이

향기나는 알을

꽃속에 슬어놓는다

 

그리운 이 만나는 일 저처럼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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