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었다.
그것도 성가신 풀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풀이다
잘 뽑히지도 않고 아무데서나 무성하게 잘 자라는 풀이었다.
봄 논두렁에 나가보라
파랗게 자라나는 망초잎이 얼마나 예쁜지
결코 꽃보다 못하지 않는 아름다움과 신선함을 지니고 있다.
지금도 망초는
내게 꽃은 아니다
그래서 연민같은것을 느끼는 것일까
애써 꽃을 피워도 꽃으로 봐주지 않는 서글픔...
아니
망초는 누구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는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꽃으로 보든, 잡초로 보든.
사실 망초꽃이 한창일 때는 들여다본적이 없는것 같다.
날벌레들 때문에 한여름에는 논두렁에 나가는 일이 드물기도 하거니와
솔직히 눈길이 가지않았었다.
오늘 처음으로 활짝 핀 꽃을 들여다보았다.
지름이 3~4mm정도 아주 작은 꽃이다.
피었다 시들어가는 망초를 보면
소박한 한다발의 꽃다발을 연상케한다.
작고 보잘것없는 것에도 기뻐할 줄 아는 사람에게
한아름 안겨주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글쎄...
내가 망초꽃다발을 선물로 받는다면
과연 기뻐할만큼 나는 소박한 사람이던가
무성하게 자란 망초가 논두렁가에
시든 꽃다발처럼 우두커니 서 있다.
들판의 가을걷이가 끝나면 망초도 시들겠지.
내 그림자에게라도 망초 한다발 안겨주고 싶어
망초 앞에 멈춰섰다.
내가 나에게 안겨주는 소박한 꽃다발을 바라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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