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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갈음이

2011. 2. 13

 

그곳이 갈음이 인지 처음 알았다.

속살을 어루만지듯

드러난 모래톱에 이는 물결이 부드러웠고

잔물결위에 부서지는 햇살도 따사롭게 보였다.

 

 

그 곳에 돌이 있었다.

"거긴 언제부터 거기 있었나?"

예전에 분명 만났던 풍경인데도

그 사이에 너무 오랜세월이 끼인 탓인지

익숙한듯 하면서도 새롭다.

 

 

 

 

멋진 바위를 볼때바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유치환님의 "바위"라는 시가 생각난다.

돌은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는다고?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다고?

 

과연 그럴까?

 

세상밖으로 새어나오지 못한 소리들이

세상에 내뱉지 못한 말들이 

엉킨 실타래처럼 갇혀서

출구를 찾고 있지는 않을까

 

 

올겨울 바닷갓길을 걸으면서

몇번인가 깜짝 깜짝 놀라곤 했었다.

유난히 하얗게 빛나는 바위를 보면서

아!! 차돌바위...

 

 

아! 차돌바위

그 하얀 차돌바위

그 반가움과 놀라움은 유년시절의 추억때문일것이다.

밤톨만한 돌들을  주워

손에들고 한참을  놀다보면

저들끼리 서로 보듬고 다듬으며 

 어느새 반짝반짝 윤기나는 공기돌이 되어있었다.

시원하면서도 손안네 꽉 차는 느낌의 다섯개의 작은 돌

그 하얀 차돌

 

논갈기. 밭갈기. 솥걸기. 제비집짓기. 알품기....

기억에 가물가물한 공기놀이의 이름들

지금 생각하니

어린시절 주변의 일상이 놀이속에 들어와 있었구나

 

 

그 유년의 행복한 기억들이

미로에서 빠져나온 듯 조금씩조금씩 떠오르며

행복을 선물한다.

 

 

밀물과 썰물이 모래밭에 미로를 만들어 놓았다.

꽉 막힌 성벽같은 그곳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분명 열린곳이 있었다.

말 그대로 미로일 뿐

출구는 있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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