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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버스안에서.....

 

버스안에서

봄이 사라졌다

냉이꽃이 활짝 피어나면서

봄은 들판으로 냅다 내달렸다.

 

 

올해 나의 봄은

버스안에서 시작되었다

반백의 촌로가 수레에 커다란 비닐포대를 가득 싣고 앞에서 끌면

할머님께서는 뒤에 졸 졸 따라오셨다.

 양손 가득 냉이보따리를 들고 오는 모습이

풍선을 들고 소풍가는 아이들처럼 천진스러웠다.

어느집 식탁엔 냉이향기와 더불어

저들의 웃음이 덤으로 얹혀질 것이다.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시골버스의 정겨운 풍경을 바라본다.

칠십은 되어보이는 할아버님이 맨 뒷자리로 오시며 한말씀 하신다.

앞에는 노인들 앉아야지 ^^*

 

때로는 화물비를 내라거니

빨리빨리 타라거니 실랑이도 벌어지지만

짐을 들어주고 받아주고 하는 모습들이

아직 시골인심을 느끼게 한다.

 

 

가끔은 살아가는 사연을 흘려들을 때도 있다.

남편을 보내고

아들도 보내고

그래도 나라가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아낙의 표정은

밝았다.

고단한 일터로 향하면서 유채꽃 한다발 안고 타는 아낙도

행복해보였다.

 

청국장을 만들고,  도라지. 민들레를 캐고

들기름을 짜서 시장에 내다팔며

팔고 남는것을 먹는다는 억척스런 아줌마는

돌아가는 길에 내게 권하기도 했다.

올망대로 만든 묵이라고....

 

매일보던 사람들이 어쩌다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지기도 한다.

여덟시 통근길에 대머리 총각....

그런 설레임은 없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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