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0 일요일
며칠전부터 일요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를 보았고 비가와도 가리라 마음먹었었는데 막상 이른아침 눈을 뜨고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잠시 흔들렸지요.
흔들림도 잠시.. 우산을 받고 집을 나섭니다.
곁을 지나며 바라본 신흥사 중악당 두루 둘러보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네요.
우의를 입고 스패츠를 하고 비를 맞으며 산길을 오릅니다. 우중산행... 참으로 오랫만에 하네요.
연천봉은 건너뛰기로 합니다. 힘들기도 하거니와 운무때문에 조망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은선폭포와 관음봉 갈림길 나무에 상고대와 빙화가 피었습니다. 3월에 이런 풍경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네요. 뜻밖의 만남이라 더욱 반갑고 기쁩니다.
관음봉에 도착했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손도 시렵습니다. 관음봉 정상석만이 희미하게 보일 뿐.... 정자 앞 소나무엔 상고대가 예쁘게 맺혔습니다.
가파른 철계단을 조심스레 내려섭니다. 멋지게 조망되어야할 자연성릉은 안개속에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네요.
저 멀리 하늘이 개이기 시작합니다. 숨바꼭질 하듯 산봉오리가 언뜻언뜻 보이네요. 연천봉에 상고대가 하얗게 핀 모습이 꿈결처럼 다가옵니다.
와우~ 오늘은 이 풍경을 만난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것 같습니다. 딱 좋은 위치에 도착했을 때 꼭 필요한 시간만큼 ....... 천황봉과 쌀개봉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운무의 공연이 펼쳐지네요. 시시각각 변화는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삼불봉 방향입니다.
삼불봉 아래 안부에서 만난 풍경 또한 아름답습니다.
남매탑을 거쳐 내려오는 길은 세월을 거슬러 지난 가을로 돌아간듯 운치있는 숲길에 모두들 즐거워합니다.
우박처럼 쏟아지는 꽃잎을 (빙화) 하나 슬쩍 입에 넣어봅니다. 아삭하고 씹히는 것이 시원하네요. 그 속에 무엇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눈에 보이는 그 맑고 깨끗함을 그냥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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