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5. 14
중순으로 접어든 오월의 산에는
나무꽃들의 수근거림이 시작되고 있었다.
하긴 일년을 지나왔으니 할 얘기들이 오죽 많을까
(덜꿩나무) 2011. 5. 14일 용비지
덜꿩나무에 눈이 간것은
활짝 핀 꽃 때문이기도 했지만
꽃보다는 잎새위에서 뒤척이는 꽃그림자때문이었다.
창호지 사이로 새어나오는 사랑방의 인기척처럼 정겨워보여서였다.
바람따라 그림자는 꽃과 숨바꼭질을 하고
술레처럼 나는 그림자잡기에 열중했다.
창호지 바른 문의 문고리근처에
코스모스나 단풍잎을 넣어 창호지를 덧발라
아주 예뻤던 어린시절 시골집 방문을 생각나게도 했다.
유리로 또는 나무로 ...꽉 막혀버린 집의 문들
그 문만큼 사람들간의 소통도 막혀버린 것은 아닌지
2011. 5. 15 일락산 임도
(대팻집나무) 2011. 5. 14일 개심사 뒷산
대팻집나무도 깨알같은 꽃송이를 달고 있으나
이곳에서 대팻집나무 열매를 보지 못했으니 수꽃인가보다
잎맥도 특이하지만
켜켜이 쌓여 올라간 잎눈을 보면 금방 알아볼 수 있기도 하다.
무슨나무인지 모르겠지만 세장씩 달린 동글동글한 잎새도 예쁘고
제 잎새위에 담아낸 동글동글한 그림자도 너무 예쁘다
오늘 제일 많이 눈에 띈것이 덜꿩나무와 팥배나무였다.
팥배나무는 용지비의 정자아래에도
일락산 줄기에도 옥양봉을 건너다보며 꽃을 피우고 있었다.
2011. 05. 15 일락산 (팥배나무)
2011. 05. 14. 용비지
층층나무도 곧 산기슭을 환하게 밝힐 준비를 하고 있다.
쪽동백나무도 포도송이같은 꽃송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는데
향기가 먼저 코끝에 전해져오는듯 기분이 상쾌하다.
수피만으로는 때죽나무와 구분하기가 어려웠는데
쪽동백나무는 어린가지 끝이 아래사진처럼 껍질이 벗겨진다.
낮게 엎드려 오래도록 눈맞춤하게 하는
작은 풀꽃들과는 또 다른
싱그런 잎과 꽃을 함께 만나는 나무의 꽃들
오월을 행복하게 해주는 주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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