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8. 11
하얀꽃이 핀 배롱나무 아래
빈 바구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 자리였다.
어제 할머님 두 분과 할아버님 한분이 풀밭에 앉아서
들밥을 드시고 계셨던 그 자리.
더운 날씨에 김을 매야하는 그분들의 고단한 일상이겠으나
오랫만에 보는 들밥 풍경이 정겹기도 했고
내 어린시절이 떠올라 그립기도 하여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 풍경을 담고 싶었지만 송구스러워 차마 카메라를 들이대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면 몰래 담아보려 기회를 엿보았으나
낯선이가 어슬렁대니 자꾸만 쳐다보신다.
한바퀴 돌아 다시 오는 길
눈길이 마주쳐 인사를 드렸더니
누구냐고 물으신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했더니
모르는 사람한테 인사를 건네주니 고맙다고 하신다.
그 말에 왜
외로움이 묻어 내게 올까.
사람이 그리우신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