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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공존의 땅

 

 

2012. 4. 26일

 

 

"뭐 하는겨? 

나처럼 고사리 뜯으러 요 아래서 올라온 줄 알았네"

차림새로 보아 나물을 뜯으러 나온 동네 아낙인듯 했습니다.

바구니엔  절반쯤 담긴 고사리며

빈병 서너개가 얹혀 있었지요.

꽃을 보러 왔다 했더니

"참 할일도 없는가벼~~"

혀를 찹니다.

 

(조개나물)

 

 

 

 

그 아주머니의 눈에는 참 한심하고 팔자좋은 사람들의 심심풀이겠거니

하는 생각을 했을법도 합니다.

그래서 농번기에는 시골길 다니기가 조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것이

凡人들의 마음닦음으로는 쉬이 어찌해볼 수 있는 그런것이

아님을 아는 까닭이지요.

 

 

(솔붓꽃)

 

 

 

 

 

 

솔붓꽃

내가 태어나고 이름을 얻었듯이

솔붓꽃도 그러했겠지요.

작지만 든든한 맛을 주는

그 이름에 딱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대부분 무리지어 피어나는 여리여리한 각시붓꽃과 달리

혼자서도 의연한 모습이 참 매력적이네요.

 

 

 

 

이 솔붓꽃의 뿌리를 말려 솔을 만들어서

솔붓꽃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저는 웬지 든든한 느낌이 솔(소나무)을 닮은듯이 보입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지요

오늘이면 개일 것이라는 것을 믿었기에  반갑기도 했습니다.

용비지 벚꽃의  달뜬 봄날이 식어가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비가 아니어도  꽃의 봄날은 사그러들터이니까요.

 

(조팝나무)

 

 

 

 

(솜방망이)

 

 

 

 

(애기수영)

 

 

 

 

망자들의 땅에

이리 많은 꽃들이 피어 쓸쓸하지 않으니

이 또한 고마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