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곤충 이야기/꽃. 나비 탐사일기

혼자놀기? 나비와 놀기 ^^*

 

 

 

2012. 5. 12

 

이른아침

낯선 도시의

 페스트푸드점 풍경은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했습니다.

의외로 사람들이 붐비는 것에 놀랐고

동행이 있는 이들은 겨우 한 둘

대부분 무표정한 얼굴로 혼자 앉아 있었지요.

한 손엔 음식을 들고   또 한손엔 휴대폰을 들고 들여다 보고 있는 모습은

어찌 그리 하나같이 똑같은지요.

 

 

(부처사촌나비)

 

 

 

 

 

 

 

 

 

 

 

 

 

 

 

 앞에 앉아 있는 내 딸의 모습도 그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을 두고 누구와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소통을 위한 또 다른 소통의 단절을 지켜보며

튀어나오려 하던  말이  목구멍을 넘어가는 음식과 함께 떠밀려 들어가고 맙니다.

 

 

(애물결나비)

 

 

 

 

 

 

 

 

 

얼마전 책에서 읽은

어느 수행자가 했다는 말이 또 생각이 납니다.

"걸을 때는 걷고,  서 있을 때는 서 있고, 앉아 있을  때는 앉고, 먹을 때는 그저 먹는답니다."

언뜻 그게 뭐 어렵나 생각이 들었지만

살면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느껴지더라구요.

둘러보니 먹을 때 그저 먹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는 듯 합니다.

 

부처사촌나비

 

 

 

 

 

 

이제부터 세시간 남짓을 혼자 놀아야 합니다.

친구를 청하기에도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어딘가를 찾아보기에도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뒷산에 올라 어슬렁거리면 딱일것 같네요

 

 

(푸른부전나비가 맞을까요?)

 

 

  

 

 

 

 

 

 

 

 

쉽지 않아 보이던 그 말

걸을 때 걷고.....  그 지경에 빠질때가 있기는 합니다.

산 길 걸을 때와  꽃을 만날 때 이지요.

그 때는 오로지 그 하나에 나 자신이 풍덩 빠져버리니까요.

오늘은 꽃보다 나비입니다.

 

 

(은난초)

 

 

 

 

 

 

카메라가 없었다면 나비를 만나는 일이 지금처럼 이렇게 즐거웠을까요?

나비가 없었다면 혼자 걷는 산길이 이렇게 행복했을까요?

물론 그랬겠지요.

즐겁고 행복했을테지요.

하지만 지금보다는 조금 덜 그랬겠지요.

 

 

(멧팔랑나비)

 

 

 

 

 

 

 

스쳐지나던 아주머니 한분께서  사진을 많이 찍었냐고 물으십니다.

아파트에서 내다보다가 제 모습을 보셨답니다. 

아마 한가운데에 쭈그리고 앉아 꼼짝않고 있는 모습을 보셨나봅니다.

찍지도 못한 노랑나비를 쫓아서 언덕을 위 아래로 한참을 헤매고 다녔는데

그 모습을 보셨다면

반쯤 정신나간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남방부전나비?)

 

 

 

(범부전나비)

 

 

 

시간을 일깨워준 알람소리

벌써?

세시간이 후딱 지났네요

찔레꽃향기 아카시꽃 향기에 취해서 즐겼던

나비와의 신선놀음을 이제 끝내야겠네요.

오늘 보니 나비도 혼자 노는 나비가 많더라구요.

오늘 산길 내내 함께 한 나비는 부처사촌나비였지요.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나비야!!  

친구해줘서 고맙다!

 

 

(세줄나비)

 

 

 

 

 

 

 

저녁무렵 집 근처에서 만난 나비? 입니다.

잔디를 부등켜안고 꼼짝을 하지 않네요.

날개가 좀 상해서 날지 못하는건지

저녁에는 날지 않는건지..?

아침에 다시 나가보니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무사히 날아갔나봅니다.

 

 

암먹부전나비일까요?  뭔가 좀 다른것 같기도 하고..s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