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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순비기나무

 

 

 

 

 

 

 

 

 

 

 

 

 

 

 

 

 

 

 

 

 

 

 

바닷가 여기저기 피고지는 나무이니

어디 그곳에만 있을까마는

순비기나무가 꽃을 피울 무렵이면

그곳의 순비기나무가 먼저 떠올랐다.

 

2006년 이었을게다. 4월 초쯤 이었을까?

그곳에서 그 나무를 처음 만난것이.

 

아마도 가슴에 불을 품고 찾았을 그 바닷가에서

바다를 향하여  앙상한 나뭇가지를 축축 늘어뜨린 그 나무를 만났다. 

 

사월인데...

언제 꽃을 피울것 같지도 않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가 없는 그 나무를 보자

문득 순비기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래밭을 기는 예쁜 잎새를 몽산포에서 처음 보았을 뿐

꽃도  나무도 본 적이 없었던 때였다.

 

아직은 쌀쌀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그 앙상한 나무를 보고 있는 동안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풍선에 난 바늘구멍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

요란스럽지 않게

표시나지 않게......

 

그 나무가

혹은

바다가

내 맘에 작은 구멍을 내어주었나보다

 

그 작은 바늘구멍은

내가 또 다른 나를 들여다보는 문이 되어 주었으니.

 

 

 

 

 

 

 

 

 

 

 

 

 

 

 

 

 

 

 

 

2012.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