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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애기골무꽃

 

 

 

아랫도리가 다 젖어 오는데도

거추장스러운 우산을 벗어 던질수가 없었다.

이렇게 주룩주룩 장대비가 내리는 날에

물꼬를 봐야 할 때도 아닌 지금

우산마저 접어들고 논두렁의 저녁언저리에서  서성인다면

아마도 미친년 소리를 듣기에 딱 좋지 않을까

 

 

나를 보는 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없을 것이다.

이런날엔 모두들

제 앞가림하기에도 바쁠테니까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선택은 내 자유의지여야 할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타인의 시선에서 비껴서는것

 

 내려놓을 수 없는 짐처럼

끝가지 함께 갈지도 모른다.

때로는 길을 알려주는 깃발이 되기도 하니까

 

 

 

 

 

 

 

 

 

 

 

 

 

 

 

비 그친 논두렁의 다음 날

빗물에 다 씻겨져 내린걸까

꽃잎이 그저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