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도리가 다 젖어 오는데도
거추장스러운 우산을 벗어 던질수가 없었다.
이렇게 주룩주룩 장대비가 내리는 날에
물꼬를 봐야 할 때도 아닌 지금
우산마저 접어들고 논두렁의 저녁언저리에서 서성인다면
아마도 미친년 소리를 듣기에 딱 좋지 않을까
나를 보는 이 아무도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없을 것이다.
이런날엔 모두들
제 앞가림하기에도 바쁠테니까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선택은 내 자유의지여야 할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자유로울 수가 없다.
타인의 시선에서 비껴서는것
내려놓을 수 없는 짐처럼
끝가지 함께 갈지도 모른다.
때로는 길을 알려주는 깃발이 되기도 하니까
비 그친 논두렁의 다음 날
빗물에 다 씻겨져 내린걸까
꽃잎이 그저 하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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